'김하성이 그리운 하루' 영웅군단, 치명적인 유격수 송구실책에 내준 시리즈 리드[KS3]

[고척=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딱 한 번의 실책이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단기전 실책이 위험하다는 것은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대목. 키움 히어로즈는 허탈하게 그 법칙을 되뇌일 수밖에 없었다.

유격수 김휘집의 송구를 받지 못하는 키움 히어로즈 1루수 김태진. ⓒ연합뉴스

키움은 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2-8로 패했다.

아쉬움이 짙게 남는 패배다. 이날 선발 투수 매치업을 펼친 에릭 요키시(키움)와 오원석(SSG)이 나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투수전 양상이 펼쳐진 경기였다. 여기서 미세하게 앞선 쪽이 키움이었다. 4회말 2사 1,2루에서 김태진이 결정적인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0'의 침묵을 깬 것. 그렇게 키움은 살얼음판 리드지만 꾸준히 경기를 주도했다.

한 점 차이 리드라는 것이 아쉽지만 키움은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잘 견뎌내고 있었다. 요키시를 이은 김선기(0.1이닝)가 6회초 찾아왔던 2사 1,3루를 넘겨줬고, 세 번째 투수 최원태가 올가을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최원태를 흔드는 안타까운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때는 8회초, 최원태는 선두타자 최지훈을 뜬공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SSG의 중심타자 최정에 맞서 좋은 구위의 공을 뿌리며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여기서 변수가 나왔다. 유격수 김휘집에 건져내 1루로 뿌린 공이 원바운드가 됐다. 1루수 김태진이 숏바운드 캐치를 시도했지만 불발됐고 최정이 1루에서 살았다. 일반적인 타구였음에도 나온 김휘집의 악송구 그리고 김태진의 한끗차로 실패한 포구도 아쉬웠다.

결국 그렇게 최원태가 내려가고 김동혁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동혁은 지난 2차전에서 홈런이 있는 강타자 한유섬을 뜬공으로 정리해 2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후안 라가레스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7구째 선택한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라가레스의 먹잇감이 됐고 그렇게 라가레스의 역전 투런포가 만들어졌다. 3루측 SSG 응원석은 순식간에 기쁨의 도가니에 빠졌다.

실책 하나가 너무나도 아팠다. 정상적인 수비가 이뤄졌다면 이미 이닝의 문이 닫혔을 것이고, 불필요한 투수교체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그렇게 동력을 잃어버린 키움은 9회초에만 추가 6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지며 결국 3차전을 놓치고 말았다.

관중석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을 지켜보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포츠코리아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지난 2일 2022 메이저리그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옛 동료 김하성이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찾아왔다. 김하성은 경기 전에 홍원기 감독을 비롯해 동료들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눴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관중석에 앉아 전경기를 모두 지켜보며 간절한 염원을 전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골드글러브 후보' 김하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배 김휘집의 아쉬운 송구가 나왔다.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이를 바라보던 강견의 유격수가 문득 그리워졌을 키움과 홍원기 감독이다.

아쉬운 패배를 안은 키움은 바로 다음날(5일)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KS 4차전을 치른다. 이 시리즈를 어떻게든 가져가기 위해선 수비에서의 집중력이 간절해진 키움이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