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100명 집회에는 70명 기동대...이태원엔 고작 20명 배치
참사 당일, 서울 기동대 총동원…타 지역 인력 지원받기도
서울 시내 투입된 기동대 집회·시위 등에만 역할 한정돼
용산 집회 현장엔 이태원 핼러윈 축제 8배 인원 배치
대통령 사저 있는 서울 서초에도 기동대 2개 대기
[앵커]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직전, 경찰이 현장에 보낸 기동대는 없었습니다.
인파 관리가 아닌 차량 통제와 흐름을 전담하는 교통기동대 인력만 20명 배치됐는데, 바로 옆 100명대 집회나 시위엔 70명 안팎의 기동대가 배치됐습니다.
기동대 인력 활용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임성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10만 명 넘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거라 예상하면서도 기동대는 한 명도 동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차량을 통제하고 흐름을 분산하는 교통기동대 20명만 투입했을 뿐입니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은 서울경찰청에 기동대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의 지난달 29일 경력운용 계획 문건을 살펴봤습니다.
경기와 충북, 대전 등에서도 인력을 지원받아 모두 81개 기동대, 5천 명 안팎을 서울지역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인력 운용은 집회·시위, 경호에만 집중됐습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미술관 앞입니다.
참사 당일 이곳에선 30명 규모 집회가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는데요.
동원된 기동대 인력은 20~25명 수준으로, 이태원 일대에 배치된 교통기동대와 맞먹는 숫자였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과 차로 5분 거리, 집회 4건 신고가 들어왔던 서울 전쟁기념관 앞 상황도 비슷합니다.
참가 예상 인원이 20명, 50명 규모 집회엔 각각 20~25명 수준 기동대 1개 제대가, 100명대 집회 2곳엔 70명 안팎 기동대 2개, 140명 정도가 배치됐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주요 시설 경비도 겸했다곤 하지만, 이태원 현장의 교통기동대와 비교해도 8배 이상 많습니다.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에선 집회나 시위가 없었지만, 2개 기동대가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기동대 인력 활용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기동대 배치가) 정치 또는 노사 집회에 우선순위가 있어서 생활 안전과 생활 질서의 시민 안전을 위한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가 우려된다는 112신고가 이어진 만큼, 경찰 지휘부가 판단을 내렸다면 인력 재배치도 얼마든지 가능했습니다.
때문에, 축제 등 대규모 행사에서 경찰이 사고 위험성을 미리 따져보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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