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경찰청장·늦은 용산서장...특수본 '성역없는 수사'

박정현 2022. 11. 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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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지역에서 잠드는 바람에 상황 보고가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현장을 지휘해야 하는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원래 알려진 시각보다 1시간 가까이 늦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성역 없는 수사를 천명한 가운데 허술한 보고 체계를 비롯해 의혹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를 처음 안 건 참사 발생 2시간이 다 된 다음 날 0시 14분입니다.

치안 총 책임자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1시간 10여 분 늦게 보고를 받게 된 배경도 구체적으로 공개됐습니다.

윤희근 청장은 참사 당일 주말을 맞아 지인들과 충북 제천으로 등산을 갔고, 밤 11시 반쯤 경찰청 상황관리관에게서 참사 발생 보고가 담긴 문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잠들어 있던 윤 청장은 문자를 확인하지 못했고, 자정을 넘겨서야 전화로 첫 보고를 받은 사실을 경찰청이 뒤늦게 밝힌 겁니다.

현장을 지휘하고, 1차로 상부에 보고할 책임이 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행적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애초 상황보고서에는 참사 발생 직후인 밤 10시 20분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재됐는데, 거짓이었습니다.

이 전 서장이 실제로 이태원파출소에 간 건 그보다 50분 가까이 지난 밤 11시 5분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상황보고서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당일 밤 9시 20분쯤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 지휘를 마친 이 전 서장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참사 현장에 왜 늦게 도착했는지도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별수사본부는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역없는 수사를 다짐했습니다.

특수본은 우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한다면서도 수사 대상을 경찰 지휘부까지 폭넓게 열어뒀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수사 의뢰된 이 전 서장과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112 상황관리관에 대해선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용산서 상황실장과 현장 출동 경찰을 조사하고 3D 시뮬레이션까지 동원해 사실관계 재구성에 주력하면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계자 소환에도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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