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나라에서 뛰고 싶었다…나달 정신력·조코비치 경기력 닮고파”
지난 10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니어 테니스 최고 등급 대회에서 우승한 헤라르드 캄파냐 리(18)에 대해 국제테니스연맹(ITF) 홈페이지는 “2004년 전웅선 이후 한국 선수로 첫 우승자”라고 소개했다. 2004년 10일1일생인 헤라르드는 스페인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현재 이중 국적자지만, 만 18세가 되는 시점에서 한국 국적을 택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3일 오산시립테니스장에서 열린 2022 하나증권 ITF 오산국제주니어테니스 남자 단식 16강에서 무토 슈(일본)를 6-0, 6-0으로 제압한 헤라르드는 기자와 만나 “스페인도 좋지만 어릴 적부터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해 뛰는 꿈을 꿔왔다”고 말했다.
국적법상 남자의 경우, 만 18세가 되는 3월까지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군 문제 때문이다. 헤라르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나는 한국을 택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7세 때부터 수원에 계시는 외할머니를 몇 차례 찾았다는 그는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한국식 이름이 있는지 묻는 질문을 알아들은 헤라르드는 미소지으며 “아직 없다. 그런데 어떻게 불리는 게 좋을지 생각은 해본다”며 웃었다.
헤라르드가 탄탄한 기량을 갖춘 테니스 기대주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헤라르드는 현재 ITF 주니어 남자 단식 랭킹 7위(11월1일 기준)에 올라 있다. 오사카 대회에 이어 출전한 강원 춘천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무실세트로 우승했고, 이번 대회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다. 헤라르드는 “사실 올해 출발이 좋지 않았다. 코치도 없었다”며 “시즌 중반부터 코치와 피지컬 코치의 도움을 받으면서 지금은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좋다”며 최근 흐름을 만족스러워했다.
헤라르드는 4세 때 처음 라켓을 들었다. 테니스를 먼저 배우기 시작한 두 누나의 라켓을 뺏어 친 게 처음이었다. 헤라르드는 “난 질투가 많았다”며 웃으며 추억했다.
테니스, 축구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헤라르드는 테니스를 택해 아카데미를 거치면서 프로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걸었다. 헤라르드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직업)선수를 꿈꿨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남자 톱10에만 라파엘 나달, 카를로스 알카라스 등이 포진한 테니스 강국이다. 경쟁은 더 치열하겠지만, 어쩌면 운동하고 지원받는 환경은 더 좋을 수 있다. 헤라르드는 “현재는 테니스에만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스폰서 등) 다른 문제는 부모님에게 맡기고 있다”고 했다.
헤라르드는 “올해는 주니어 랭킹 최고에 올라서고 싶다”고 했다. 주니어 랭킹 톱 20위까지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프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내년 시즌부터 본격적인 풀타임 프로행을 준비하는 과정의 하나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플레이, 나달의 정신력을 배우고 싶다는 헤라르드는 “일단 톱100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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