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김용 거쳐 이재명에 대장동 보고”
정 회계사 손글씨로 기재…“캠프는 정진상·김용, Lee는 이재명 의미”
“유, 결합개발 발표 다음날 ‘베벌리힐스처럼 저층연립 안 돼’ 보고” 주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소통하며 대장동 일당이 원하는 개발 방식을 관철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4일 열린 유 전 본부장과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의 공판에서 정 회계사가 지난해 5~7월쯤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요약 메모가 제시됐다. 정 회계사는 이 메모를 2012~2014년 사이 자신이 녹음한 파일을 토대로 요약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메모에는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2014년 5월 구역지정 고시, 2015년 2월 민간사업자 공모, 2015년 3월 성남의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대장동 사업 일지가 적혀 있다. 특히 상단에는 정 회계사 손글씨로 ‘유동규→캠프(정진상, 김용)→Lee’라고 기재돼 있다.
남 변호사 측이 “증인의 주관적 의도가 객관적 자료처럼 나타나 있는 것 같아 묻는다”며 ‘Lee’의 의미를 묻자 정 회계사는 “(이재명) 시장님”이라고 했다.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를 기재한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캠프’에 대해서는 “정진상씨나 김용씨”라며 “이재명 시장의 사람들이란 뜻으로 작성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매개로 이 대표와 소통했다는 취지이다.
정 회계사는 “2013년 7월2일 ‘한국판 베벌리힐스’가 발표됐을 때 녹취상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 정 실장과 상의해 (해당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저층연립이 안 되도록 다 보고했다, 다 이야기했다고 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때인 2013년 7월1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을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을 신흥동 1공단과 결합개발 형식으로 진행하고 타운하우스 위주의 고급 주택단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고층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높이려던 민간사업자들과 투자자들이 이에 반대했고, 유 전 본부장이 이런 의견을 이 대표 측에 보고했다는 것이 정 회계사 측 주장이다.
지난 5월 대장동 재판에서도 이런 정황이 나왔다. 당시 검찰은 2013년 7월2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간 통화 내용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통화녹음 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오늘 아침 시장을 만났는데, (이재명 시장한테) ‘왜 베벌리힐스 얘기를 꺼냈냐’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유 전 본부장이) ‘시장이 복잡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다 자기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6년 분리개발 방식으로 변경됐다. 검찰은 이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혜 정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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