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자느라 보고 놓치고 총경 2명은 동선 ‘불투명’
[앵커]
이렇게 다급할 때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방의 '캠핑장'에서 잠들어 있다 보고를 제 때 못 받았고, 참사 2시간 뒤에야 상황을 알게됐습니다.
또 용산경찰서장은 처음 기록했던 것보다 45분 늦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밤 10시 18분, 소방은 경찰에 이태원 '공동대응'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뇌부' 중에서는 누구도 그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습니다.
왜였을까…?
윤희근 경찰청장의 당일 행적을 따라가 봤습니다.
그 날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등산을 했던 윤 청장은, 밤 11시쯤, 한 캠핑장에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미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뒤였는데, '모르고' 잠들었던 겁니다.
11시 3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인명 사고가 났다'는 문자 보고가 날아왔습니다.
하지만 윤 청장은 잠든 채로 확인하지 못했고 뒤이어 걸려온 전화 역시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윤 청장이, 잠에서 깨어 전화를 받고 상황을 처음 인지한 것은 그 다음날 0시 14분, 사고 발생 2시간 뒤였습니다.
경찰 수장이, 경찰 조직 내에서도 어쩌면 가장 늦게 사태 파악을 했던 셈입니다.
이태원을 관할 했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현장 도착 시각이 당초 상부에 보고한 것보다 더 늦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 상황보고서는, 이 전 서장이 밤 10시 20분에 도착해 현장에서 대응 지시를 했다고 기록했는데,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이태원 파출소에 11시 5분쯤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전 서장은 "교통이 막혀 걸어 내려가느라 시간이 지체됐다"는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밤 11시 36분에야 보고를 받았던 것도, 결국은 용산서장의 '늑장 도착'과 맞물린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보고를 늦춘 요인은,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부재 상황'이었습니다.
이태원 신고가 빗발치던 시각, 상황관리관 당직을 맡고 있던 류미진 총경은 최소 1시간 이상 상황실에서 벗어나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현장'에서 보고했어야 할 서장과, '상황실'에서 보고했어야 할 당직관, 두 사람 모두 서울청장 보고가 늦어졌고, 그 '늦은 보고'조차도 잠들어있던 경찰청장은 제때 받지 못한 겁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채상우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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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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