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마음 담아 땅 밑으로…"아빠, 조금만 버텨주세요"
봉화 아연광산에서 작업자들이 고립된 지 이제 열흘째입니다. 하지만 구조대가 들어갈 통로를 뚫는 막바지 작업이 더딘데요,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을 편지에 담아 땅 속으로 내려 보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띠르릉' 땅 속을 오가는 갱도 바로 옆 작은 컨테이너에서 지낸 지 벌써 열흘째입니다.
[고립 작업자 아내 : 기계 소리 날 때마다 나가서 돌이 얼마나 나왔나…]
좁은 공간이 불편할만도 한데 먹고 앉고 눕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신경안정제를 먹어가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고립 작업자 아내 : 눕는 자체가 공포예요. 밑에서는 굶고 추위에 떠는데…]
하지만 단 한순간도 남편이 살아있을 거라는 걸 의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고립 작업자 아내 : 꼭 이겨내고 나올 거라고 믿어요. 금방 구출할 거니까 그때까지만 제발…]
구조 진입로를 내는 작업이 30m 가량 남아있지만 큰 돌덩이들로 막혀 있어 오늘(4일) 종일 6m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펜을 들어 아버지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박근형/고립 작업자 아들 :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아버지가 끝까지 잘 버티셔서…]
고립된 작업자 2명의 가족들이 쓴 편지는 시추관을 통해 음식, 의약품과 함께 땅 속으로 내려 보냈습니다.
[박근형/고립 작업자 아들 : 아버지와 단둘이 소주 한잔 마셔본 적이 없는데, 무사히 나오셔서 소주 한잔 아버지
와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나오세요.]
(화면제공 : 경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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