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원석 맞네' 3년차 좌완 영건, 5.2이닝 7K 1실점… 첫 가을무대 합격점[KS3]

허행운 기자 2022. 11. 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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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오원석(21·SSG 랜더스)이 자신의 커리어 첫 가을 무대에서 합격점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SSG의 미래를 책임질 좌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멋진 피칭이었다.

SSG 랜더스 좌완 투수 오원석(오른쪽). ⓒ스포츠코리아

오원석은 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동안 88구를 뿌리며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오원석의 커리어 첫 가을무대 등판이었다. 지난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한 오원석은 올해 당당히 선발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전반기는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지만, 후반기에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면서 불펜 출전 빈도도 늘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3년차 시즌을 보내며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공로를 인정받은 오원석은 팀의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 선발 투수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시리즈 1승1패로 팽팽히 맞서있던 상황, 젊은 투수는 생각보다 무거운 짐을 가지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부담감이 있을 첫 수비. 그러나 오원석은 의연했다. 1회말 리드오프 김준완을 삼구삼진으로 막아세우며 출발한 그는 임지열-이정후까지 땅볼로 잠재우며 깔끔한 삼자범퇴로 경기를 출발했다. 2회말은 수비의 도움을 받고 시작했다. 야시엘 푸이그가 잘 때린 공을 유격수 박성한이 호수비로 건져주면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오원석은 그 힘을 받아 다시 한 번 삼자범퇴 이닝에 성공했다.

3회말에 이날 경기 첫 볼넷과 피안타가 있었다. 1사 후 김휘집에게 볼넷, 2사 후 김준완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1,2루 실점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임지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순항을 이어간 오원석이었다.

4회말에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1사 후 푸이그가 오원석의 커브를 노렸다는 듯 잡아당겨 큰 타구를 만들었다. 이 공은 곧바로 좌측 펜스를 때리는 장타로 연결됐고 푸이그는 2루에 안착했다. 오원석이 이날 내준 첫 장타. 그는 김혜성은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지영을 볼넷으로 내주며 흔들렸다. 결국 후속 김태진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첫 실점이 나오고 말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원석은 3루를 노리던 이지영을 잡아내며 추가 위기에는 몰리지 않았다.

실점 이후 맞이한 5회말이었음에도 오원석은 흔들림이 없었다. 하위타선을 상대로 'KK'를 추가하는 등 또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작성했다. 당초 김원형 감독은 그에게 5이닝을 맡길 예정이었으나 연신 호투를 보여주는 오원석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임지열-이정후에게 연속 삼진을 뺏어내며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푸이그에게 경기 2번째 2루타, 김혜성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2사 1,3루에 처했다.

투구를 마치고 팀원들의 환영을 받는 오원석(SSG 랜더스). ⓒ연합뉴스

결국 여기서 SSG 벤치가 움직였다. 오원석 대신 좌완 김택형을 마운드에 올리는 선택을 하면서 영건의 첫 가을 무대가 마무리됐다. 위기서 등판한 김택형이 이지영은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이날 적시타가 있던 김태진을 삼진 처리하면서 오원석의 책임주자가 홈을 밟지 못하게 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3년차 좌완 영건이었다. 가을 무대가 주는 중압감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좌완 영건의 표정은 침착했다. 지난 10월 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만큼 공에도 힘이 붙어있는 모습이었다. 이날 37구를 구사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h를 찍었고 그 외 슬라이더(31구), 커브, 체인지업(이상 10구) 모두 좋은 무브먼트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오원석이 올시즌 키움전 7경기 3패, 평균자책점 8.14(24.1이닝 22실점)라는 극악의 상성까지 극복해냈다는 점에서 그의 정신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심들을 걷어낸 진짜 '원석'다운 피칭이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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