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다이애나가 롤모델… 英 윌리엄 왕세자, 대중 속으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윌리엄 왕세자가 어머니 다이애나빈을 롤 모델 삼아 ‘임팩트(impact) 행보’에 나섰다고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임팩트’란 사회적으로 의미 있거나 긍정적인 가치를 이끌어내는 선한 영향력을 뜻하는 말이다. 단순한 현장 방문이나 시찰에 그쳐온 기존 왕실 행보에서 벗어나 지역과 사회를 무대로 적극적으로 공익을 실천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생전 각종 공익 활동을 통해 큰 영향력을 보였던 어머니의 유산을 계승하며,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추락하는 왕실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민정시찰(walkabout)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해 왔다. 하지만 자선 단체를 방문하고 사회적 공익을 강조하는 비슷한 방식이 반복되면서 대중의 관심은 왕실 의도와 달리 왕족들 패션이나 가십 등에 쏠렸다. 윌리엄 왕세자는 자신이 현장에 방문하는 날을 ‘커뮤니티 임팩트 데이’로 정하고, 방문 일정에 맞춰 사전에 추진한 모금 활동의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익 프로젝트에 대한 대중 참여를 높여 추가 후원까지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잉글랜드 동부 스카버러 방문은 그런 행보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날 윌리엄 왕세자와 부인 케이트 왕세자빈은 지역 청소년들의 정신 보건 활동을 위해 왕실 및 지역 재단의 후원금 34만5000파운드(약 5억5000만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내년에는 노숙인과 어린이 구호에도 앞장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윌리엄 왕세자는 영국 왕실이 사회적 선(善)을 위해 어떤 힘이 될 수 있는지 모친 다이애나빈을 통해 보고 자랐다”고 전했다. 생전 다이애나빈은 자선 단체 100여 곳의 후원자와 회장을 자처하며 공익 분야를 이끌어왔다. 특히 ‘맨손 악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1987년 다이애나빈이 에이즈 환자와 맨손으로 악수한 장면이 전해지면서 당시 ‘에이즈가 피부 접촉으로 감염된다’는 편견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
일각에서는 영국 왕실의 임팩트 실험이 여왕 사후 국민적 존경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70년간 왕위를 지키며 대중의 폭넓은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여왕과 달리 찰스 3세에 대해서는 카멀라 왕비와 불륜 등으로 아직도 싸늘한 시선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윌리엄 왕세자는 당초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메건 마클과 결혼한 동생 해리 왕자와 함께 임팩트 행보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생 부부와의 불화, 이어진 ‘멕시트(Megxit·메건 마클의 왕실 탈퇴 선언)’ 등으로 그의 계획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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