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도 연말에 5% 배당...외인이 몰래 사모으는 배당주는
찬바람이 불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의 대표적 배당주로 꼽히는 KT&G를 쓸어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KT&G를 228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위부터 4위까지는 삼성전자(1조7205억원), 삼성SDI(9121억원), SK하이닉스(6917억원), LG에너지솔루션(6448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5위 안에 드는 종목들이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주가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달 이후 KT&G의 주가는 10.62%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8.61%를 웃돌고 있다.
올 연말인 배당기산일이 다가오면서 배당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KT&G는 지난 2020년과 지난해 주당 48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도 배당금액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시가 배당률은 5.01%에 달한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대까지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5%의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다. 실제 배당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날 KT&G는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을 위해 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히면서 주당 배당금도 전년보다 200원 이상 증액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당배당금이 200원이 올라 5000원이 되면 시가배당률은 5.21%로 올라간다.
경기 침체 우려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KT&G의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흡연자의 담배 소비가 가파르게 줄지는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SK텔레콤이나 금융주 등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당국의 배당자제 권고 등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10%대 하락했지만 KT&G는 21.39%나 주가가 올랐다. 특히 해외 담배 수출 증가가 KT&G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데 고환율에 따른 반사이익이 가시화되면서 주가를 더욱 밀어올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이 KT&G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경기나 대외적인 불확실성과는 무관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수입 원재료 비중이 낮고 곡물 가격 변동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 배당 수익률이 5%대에 달하는 점, 달러 강세 시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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