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첫 방문 교황, 전쟁 강력 비난 "인류 벼랑으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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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국가 바레인을 처음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 등 지구촌의 분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레인 방문 이틀째인 4일(현지시간) 교황은 '대화를 위한 바레인 포럼' 연설을 통해 "세계인 대부분이 식량, 환경, 감염병 위기, 불평등 등의 어려움에 맞서고자 힘을 모으는 상황에서, 몇몇 통치자가 정파적 이익을 목표로 결연한 싸움에 빠진 것은 충격적인 역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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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폭탄 등 불장난…유치한 시나리오 목격"
바레인 국왕 "모든 인류의 선 위해 진지한 대화 필요"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걸프 국가 바레인을 처음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 등 지구촌의 분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황은 “우리는 주위 환경을 개발하는 대신 슬픔과 죽음을 부르는 미사일, 폭탄 등 무기로 불장난을 하며 인류 공통의 집을 잿더미와 증오로 뒤덮는 극적이고 유치한 시나리오도 목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인류가 전에 없이 분열된 시대에 살고 있다. 또 점점 무너져 내리기 쉬운 벼랑 언저리로 내몰리고 있는 우리 자신을 목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전 세계 종교계가 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데 종교가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이 주관한 포럼은 ‘인류 공존을 위한 동서양’을 주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집트 최고 종교기관 알아즈하르의 대(大) 이맘이며 수니파 이슬람의 최고 권위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아부다비에 본부가 있는 무슬림장로회의 관계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200명이 넘는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교황 연설에 앞서 알-할리파 국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데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면서 “모든 인류의 선을 위해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타예브 대이맘도 “시장 경제와 자원 독점, 탐욕 그리고 제삼 세계에 대한 무기 판매가 전쟁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바레인 무슬림 장로 회의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며, 5일에는 바레인 아왈리에 세워진 ‘아라비아의 성모 대성당’에서 초교파적 기도를 이끌 계획이다.
무릎 질환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교황은 이날도 휠체어와 지팡이를 이용했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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