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韓전기차 차별' 美정부에 IRA 목소리 직접 낸다

IRA 관련 미 재무부에 의견서 제출
"FTA 체결국인 한국도 세제혜택 줘야"
현지공장 건설 약속 기업은 IRA 유예 설득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그룹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미국 재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한다. 의견서에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도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법안 발효 이전 미국 내 전기차 공장 건설을 약속한 기업의 경우, IRA의 유예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IRA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올해 연말까지 IRA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5일 성명을 내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날까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도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쯤 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16일 IRA가 전격 발효되면서 현재 한국산 전기차는 세엑공재 형태로 제공하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산이다. 전량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돼야 하고,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인 전기차에 한해서만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지급된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친환경차 세액공제뿐 아니라 IRA에 포함된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다양한 조항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세액공제와 관련해 "미국과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내용과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아울러 "법안 발효 이전에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한 법인에서 제조한 전기차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기간을 허용해야 한다"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나 5월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계획을 내놨다. 당초 내년 상반기로 예정했던 기공식도 지난달 앞당겨 진행했다. 다만 조지아주 현지 공장은 2025년부터 가동되는 만큼, 2년간의 공백기 동안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IRA에 명시된 전기차 공장 신설, 배터리 부품 판매 시 세액을 공제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의견도 낸다. 특히 자동차 기업들이 IRA에 포함된 온실가스 저감 공장 등에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재 공개된 법 조항에 명기된 용어들의 정의와 요건을 구체화하고, 보다 명확한 세부 기준을 수립할 것으로 미국 재무부에 요청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재무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으로 자동차 기업들이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에 규정된 다양한 인센티브 혜택을 받으면 미국 현지 사업 수익성 개선과 현지 마케팅 역량 강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