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처럼 외워보세요… 나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배우 키아누 리브스 연인
김포서 국내 첫 개인전 열어
“I was born to love not to hate.”
나는 증오가 아닌 사랑을 위해 태어났다고, 미국 화가 알렉산드라 그랜트(49)는 10년 넘게 주장하고 있다. 2010년 무렵부터 그녀의 모든 그림에 이 문장이 들어간다. 낱개의 단어가 데칼코마니처럼 좌우로 펼쳐진 일종의 문자 추상 회화다. 국내 첫 개인전을 위해 방한한 알렉산드라는 4일 본지 인터뷰에서 “유년 시절 멕시코에서 자라 두 언어를 사용하면서 문자에 관심이 커졌다”며 “세상이 혼란할수록 우리 존재를 변화시키는 언어를 더 자주 입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영적 수련을 위해 반복해 외는 주문, 만트라(Mantra)로 전시 제목을 정한 이유다. 30여 점의 그림마다 “불꽃놀이처럼 밝게 튀어오르는” 이 사랑의 문장은 고대 그리스 소포클레스 희극 ‘안티고네’ 이야기에서 인용한 것이다. 안티고네는 반역자의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왕의 명을 어긴다. 처벌을 각오하고 천륜을 택한다. “법보다 높은 것, 초월의 갈망을 담은 목소리”라고 했다. 전시는 경기도 김포 포지티브 아트센터에서 내년 2월까지 열린다.
사랑에 관한한 그는 연예 매체에서도 뜨거운 인물이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키아누 리브스(58)의 연인이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공식 석상에 함께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9년 처음 알게된 두 사람을 이은 건 책이었다. 알렉산드라는 2011년 키아누의 첫 책 ‘행복에 바치는 송가’(Ode to happiness) 삽화를 그렸다. 연인을 사고로 잃고 오래 방황했던 키아누의 글을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삽화는 안그리겠다는 고집이 키아누의 글을 읽고 깨졌다”며 “이후 일종의 아트북을 만들어 깜짝 선물로 줬는데 키아누가 출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때부터 알렉산드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추상화가”로 스스로를 정립한다.
2016년 키아누 리브스의 두번째 책 ‘섀도’(Shadow)도 함께 작업했다. 이듬해에는 아예 출판사 ‘X 아티스트 북스’를 공동 설립했다. “대형 출판사가 놓친 주목할만한 작가를 후원하고 장르 간 협업도 적극 주선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비트세대 대표 시인 다이앤 디 프리마(1934~2020)의 마지막 책도 이 출판사가 펴냈다. “키아누는 작가를 발굴하고 알리는 데 관심이 크다”며 “특히 물질로서의 종이를 무척 좋아한다”고 알렉산드라는 말했다.
이 사랑꾼은 고로 예술가이며 활동가다. 그녀의 상징 문양(Love)을 그림·액세서리·초콜릿 등으로 제작해 예술가 후원에 사용하는 ‘그랜트 러브 프로젝트’와 더불어,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자립을 위한 코딩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키아누와 활동 중인 예술가 지원 자선 단체 ‘퓨처버스 파운데이션’은 재정난으로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전시를 접을 뻔했던 아프리카 가나 국가관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내가 그림으로 표현하는 만트라는 결국 사랑을 행동에 옮기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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