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고딩엄빠’ 나만 보기 불편해?” 방심위, 결국 칼뺐다

폭력적인 부부싸움 장면이 여과없이 방송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MBN '고딩엄빠2' 방송 장면 [MBN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청소년 시청 시간에 부부가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하는 장면 등이 여과없이 방송된 MBN의 ‘고딩엄빠2’가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방심위가 최근 공개한 ‘제35차 방송심의소위원회 임시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MBN ‘고딩엄빠2’는 자극적인 부부싸움 장면을 방송해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는 민원이 지속 접수돼, 방심위 심의대상에 올랐다.

‘고딩엄빠2’는 어린 청소년 시절에 부모가 돼 가정을 이루게 된 젊은 부부들의 육아와 결혼생활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8월 16일에 방영된 11회 방송분이다. 출연진 부부가 다투는 과정에서 아내가 남편의 머리채를 잡고 밀치는 장면 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남편이 큰 비닐 쇼핑백과 아기 장남감을 발로 차고 외출하는 장면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폭력적인 부부싸움 장면이 여과없이 방송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MBN '고딩엄빠2' 방송 장면 [MBN 방송화면 캡처]

특히 해당 프로그램은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 재방송까지 됐다. 방심위는 이같은 방송 내용이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제5호 및 제44조(어린이·청소년 시청자 보호)제2항의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봤다. 일부 심의위원은 제36조(폭력묘사)제1항에도 위반사항이 해당된다고 봤다.이에따라 방심위는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의견제시’로 의결했다.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에서도 과도하게 선정적, 폭력적인 장면은 엄격하게 심의돼야 한다는 의견도 오갔다.

윤성욱 위원은 “드라마는 아니더라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폭력적인 장면은 제한하는 조항이 필요하다”며 “제 36조(폭력묘사) (적용에) 장르 구분이 없다면 이것을 조금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5세 등급에 적합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며 “부부간의 언어폭력, 신체적 폭력이 다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들의 주의를 환기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김우석 위원은 “폭력묘사 적용을 특별히 드라마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민영 위원은 “매우 선정적이고 자극적이기만 한 프로그램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sj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