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규모 '천무' 폴란드 판매 1차 이행계약 체결" 올 방산 수출 역대 최고 '170억달러' 쾌거

230㎜급 다연장 로켓 천무, 총 288대 계약 1차 물량 200여대 수출
기업-정부 협업 "50년 만의 쾌거" 올해 방산수출 '전년도 실적 2배'

한화디펜스, 폴란드에 '천무' 수출 기본계약 체결. 한화디펜스기 1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천무' 다연장로켓 발사대 288대와 유도탄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화디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4일 방위사업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군비청과 230㎜급 다연장 로켓 천무를 수출하는 35억5000만달러(약 5조원) 규모의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달 1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측과 천무 발사대 288기와 유도탄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을 맺었다. 폴란드 측은 천무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방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이번 1차 계약으로 200여문을 인도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무'는 239㎜ 유도로켓과 무유도 다연장로켓을 쏠 수 있고, 유도로켓은 최장 80㎞ 떨어진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사격통제장치가 장착된 발사관에선 239㎜ 유도탄과 227㎜ 무유도탄, 130㎜ 무유도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이날 천무 1차 이행계약 체결을 포함한 폴란드와의 계약 규모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총 124억달러에 이른다.

이로써 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폴란드에 판매하기로 하는 1차 이행계약이 체결되면서 올해 방위산업 수출 수주액이 170억달러(약 24조1천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

엄동환 방사청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천무 이행계약 체결식에서 "천무 수출은 방산기업과 정부 간 협업이 이끌어낸 또 한 번의 쾌거"라며 "향후에도 우리 업체들의 수출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 수요국 맞춤형 무기체계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는 방산업체의 생산능력, 이를 뒷받침하는 우리 군의 지원, 장기간 한미 연합훈련 등 실전에서 검증된 무기체계라는 장점이 결합해 성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방사청은 "특히 폴란드에 천무를 수출한 것은 유럽 지역과의 국제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우리 안보 역량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의 방산 수출 수주액은 2020년까지 연평균 30억달러 규모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72억5000만달러 규모로 급증했다.

지난 9월 30일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로 실시한 '한·미 연합 지구사 대화력전 FTX', 진행지상작전사령부 예하부대가 파주 훈련장에서 K-9 자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올해는 특히 폴란드와만 124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무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전년도 실적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성과가 나왔다.

한국과 폴란드는 기술협력, 공동 연구개발과 공동생산을 통한 제3국 시장 진출 등으로 방산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하는 미국제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마스는 227㎜ 로켓 6발을 탑재하지만, 천무는 12발을 탑재해 하이마스 2배가량의 화력을 자랑한다.

최근 'K-방산' 인기의 비결은 △수요국 맞춤 무기체계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업체들의 생산능력 △우리 군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오랜 기간 한미연합훈련 등 실전을 통해 검증된 무기체계란 장점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편, 방산 수출은 국가 간 무기체계 공유와 상호 군수지원, 안보동맹 강화 등 군사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난다. 특히 정부는 전차·자주포·전투기에 이어 '천무'까지 폴란드 수출이 성사되면서 △안보역량 외연 확장과 △유럽 지역과의 연대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군 FA-50 전투기 편대가 16일 동해 상공에서 공중 초계임무 중 플레어 투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