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DB생명發 외화채 위기?…규제 피하려는 '역선택'

류정현 기자 2022. 11. 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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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레고랜드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채권시장에 최근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험회사 2곳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 이른바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영향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시장 전체로 퍼질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금융부 류정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류정현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흥국생명은 지난 2017년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이른바 영구채를 발행했습니다. 

이 채권으로 돈을 빌리면 기업은 보통 5년이 지난 후 다시 사들일 권리, 이른바 콜옵션을 행사해야 하는데요.

이걸 해줘야 투자자가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국생명이 지난 1일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시했고, DB생명도 그 시기를 미루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되사 줄 거라 믿고 돈을 댄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신뢰 하락 우려가 커지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두 보험사의 이런 결정에 당국 규제가 연결돼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아 외부 조달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미 갖고 있는 자금을 쓰려고 하니 지급여력비율, RBC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게 돼 이마저도 불가능했습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까지만 사용하는 지표인데요.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며 RBC비율에 신경을 써야만 했습니다. 

결국 이런 분위기가 콜옵션 행사 포기라는 역선택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실제로 채권시장에 문제가 생길까요? 

[기자] 

일단 보험업계에서 촉발된 일인 만큼 보험사의 채권 발행에 영향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한상용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아무래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채권을 발행하기가 어려워지죠. 내년 상반기에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보험회사가 있으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거예요.]

여기에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채권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다만 중소형 보험사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은행, 증권사 등 시장 전체로 까지 번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오늘(4일) 기자들과 만나 해외 투자자의 반응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류정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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