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참사당일 지방에…잠들어 두차례 연락 못받아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윤희근 경찰청장은 심야에 잠들 때까지 참사 발생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청 상황담당관이 뒤늦게 문자와 전화를 했지만, 제때 받지 못했고, 사고 발생 두 시간을 넘겨서 첫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울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지난달 29일, 휴일을 맞아 개인 일정으로 충북지역을 방문해 지인들과 등산을 한 윤 청장은 밤 11시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서울 이태원에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었지만, 윤 청장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경찰청 112상황실이 사태를 파악한 건 밤 11시 30분쯤입니다.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이 류미진 총경의 지휘 공백 속에 제 역할을 못 하는 사이 자체적으로 참사 소식을 확인한 경찰청 상황담당관이 윤 청장에게 첫 보고를 했습니다.

밤 11시32분, 첫 보고는 문자로 이뤄졌습니다.

이태원 일대에 인명 사상 사고가 발생했다는 심각한 내용이었지만, 상황담당관은 이해할 수 없게도 전화 대신 문자 보고를 택했습니다.

잠들어 있던 윤 청장은 문자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답장을 기다리는 사이 20분이 더 흘렀습니다.

결국 밤 11시52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이 전화를 걸었지만, 윤 청장은 이번에도 받지 않았습니다.

첫 통화는 22분이 더 지난 12시 14분에 이뤄졌습니다.

12시19분, 사건 발생 2시간 4분이 지난 다음 윤 청장의 첫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안일한 보고, 늦은 확인에 골든타임은 벌써 지나간 후였습니다.

경찰은 "정식 조사 등을 통해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청장은 감찰은 물론 경우에 따라선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앞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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