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부모 자주 찾는 효자보다, 오히려 가끔 보는 불효자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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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돌봄이 필요한 노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나는 장남이기 때문에 부모님을 모시거나,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온 가족이 함께 병든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 "부모님이 시설에 계신다면, 자주 찾아뵙고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등 효심에서 비롯된 이러한 생각이 부모 돌봄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높일 뿐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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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제신문사 출판법인 편집자 저자
5년간 노부모 대상 '장거리 돌봄' 실험
"자주 찾아야 한다는 부담이 불화 낳아
적절한 거리 유지하는 게 효도하는 길"
세계 각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돌봄이 필요한 노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치매 노인 간병 문제로 가족을 살해하는 일도 벌어진다.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지난해 29%를 기록한 일본은 노인 돌봄 선진국으로 꼽힌다. 노인들이 가족을 떠나 머무는 시설인 ‘노인 홈’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간호사가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도 있다. 하지만 돌봄의 어려움은 일본에서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지난달 초 출간돼 일본 사회에 화제를 일으킨 <불효 돌봄>(親不孝介護)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책은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착한 자식은 이제 필요 없다”며 “불효자가 돼 부모를 돌보자”고 제안한다. 저자 야마나카 히로유키는 1964년생으로 일본경제신문사 출판법인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일본 주요 기업을 상대로 돌봄과 간호 상담을 하는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장거리 ‘불효 돌봄’에 도전했다.
책에는 지난 5년간의 불효 돌봄 과정과 그것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소개돼 있다. 무엇보다 나이 든 부모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떠날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자식 역시 자신의 삶을 가장 우선적으로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란 속담이 있다.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혹여 치매라도 걸리면 아무리 사랑하는 부모 자식 사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자식은 어릴 적 자신을 돌봐준 부모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제는 자신이 부모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경험하면서 결국 거친 말을 쏟아내고 그런 자신을 비난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불효 돌봄이라는 말은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나친 효심이 오히려 부모와 자식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어서는 안 될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책은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이유는 무조건 부모 곁에서 돌보는 것이 효도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저자는 이와는 반대로 생각하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곁에 있는 것이 효도’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부모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돌봄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는 장남이기 때문에 부모님을 모시거나,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온 가족이 함께 병든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 “부모님이 시설에 계신다면, 자주 찾아뵙고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등 효심에서 비롯된 이러한 생각이 부모 돌봄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높일 뿐이라고 조언한다. 오히려 돌봄의 상식은 ‘불효’라고 생각하면 자식은 부담감이나 미안한 마음 없이 편안한 얼굴로 부모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책은 부모의 가장 큰 바람은 자식이 행복한 모습으로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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