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건강까지 위협하는 '스마트폰 중독', 이때만큼은 사용하지 말아야...

정연호 2022. 11.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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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정연호 기자]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어디서든 앱과 웹을 사용하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편리해졌다. 다만,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중독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출처=한국지능사회정보원

한국지능사회정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위험군)은 24.2%에 달했다.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일상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스마트폰 사용도 늘었지만, 그에 따른 반동도 상당하다.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해지면서 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보행 중 사고’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걷다 보니 주의가 분산되고 교통사고 등의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게 필요한 대표적인 상황들을 알아보자.

1.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출처=셔터스톡

우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목에 큰 무리를 주기에 자제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머리를 숙일 때, 숙인 각도가 커질수록 목뒤의 근육은 더 많은 힘을 내야 한다. 고개를 숙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로 있으면 목 디스크나 거북목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손으로 웹 브라우징을 할 때와 두 손으로 문자를 보낼 때 목 기울기의 차이를 연구한 울산과학기술연구원(UNIST) 인간공학과 신관섭 교수팀에 따르면, 두 손으로 문자를 보낼 때 목의 기울기가 더 심해졌다. 스마트폰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따라서 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달라지는 것이다. 두 손으로 문자를 보낼 때 목이 더 기울어지기 때문에, 목에 가해지는 압력도 커진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걷다가 주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에 당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연구원이 2020년 서울시민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시민 69%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사용하는 다른 보행자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사람 중 73.9%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전방을 확인하지 않아 충돌의 위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보행자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보행자가 위험한 이유는 인지거리가 짧아지고, 시야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걸을 때 보행자가 소리를 인지하는 거리는 평소보다 40~50% 줄어들고, 시야폭은 56% 감소하며, 전방주시율은 15% 떨어졌다. 보행자가 일상 소리를 듣고 인지하는 거리는 14.4m이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문자를 할 땐 7.2m 음악감상을 할 땐 5.5m로 줄어든다. 고령 보행자의 경우엔 인지거리가 80%까지 줄어든다.

국민안전처는 “(보행자는) 평상시 차량이 보이기 전에 소리로 먼저 인식하고 시선이 차량을 찾은 뒤 몸을 움직이는 반면, 스마트폰 사용 시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스마트폰 화면과 전방만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현대해상은 스마트폰을 사용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2014년 119건이었으나 2019년 225건으로 1.9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장소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다. 도시철도에서 발생하는 주요 안전사고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짐, 승강장에 발 빠짐, 계단에서 넘어짐 등이 있다. 이러한 안전사고는 대부분 이용객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주의에 소홀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할 때는 손잡이를 잡고 가만히 서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2.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스마트폰 사용

출처=셔터스톡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장실에 갈 때 꼭 챙기는 게 스마트폰이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변기에 앉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항문 건강을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치핵 수술환자는 16만 7522명으로, 국내에서 백내장 수술과 일반 척추 수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시행되는 게 치핵 수술이었다. 치핵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과 잘못된 배변 습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설사 등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의료계에 따르면, 변기에 오래 앉으면 항문에 압박이 가해져, 항문 조직이 변성되고 혈액순환이 안 돼서 덩어리를 이루게 된다. 대변을 볼 때마다 이 조직이 밑으로 내려가 항문으로 빠져나오는 걸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을 방치하면 피가 나고 통증이 심화한다. 의사들은 변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독서 등을 하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3.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사용

출처=엔바토엘리먼트

의사들은 잠자기 전 불을 끈 채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곳에서 밝은 걸 보면 눈은 긴장 상태가 돼 피로도가 증가한다. 지속적으로 이런 행동을 하면 안구건조증이 생기거나, 과도한 눈의 긴장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근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실명을 초래하는 국내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은 눈의 시신경이 약해지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의사들은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등 근거리 작업을 하면 안압이 올라가 위험하다고 말한다.

눈의 압력인 ‘안압’이 적절하게 유지돼야 눈이 동그란 공 모양을 유지한다. 이 안압의 상태를 결정하는 게 눈 안에서 만들어지는 물인 ‘방수’다.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안압이 올라가게 된다.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이 눌려서 손상된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하면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안압이 올라가게 되고 녹내장 위험도 커진다. 안압이 갑자기 올라서 시신경에 압박을 가하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 위험이 있어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의사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밝은 곳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엎드린 자세에서 사용하면 척추에 무리가 가고, 옆으로 누워서 쓸 때도 허리와 골반에 무리가 간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드는데, 눈 깜빡임이 줄어들면 안구 수분이 마르는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게 중요하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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