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 도착 45분 당겨 보고…책임규명 출발부터 거짓

장예지 2022. 11. 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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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대통령실 주변 집회 관리를 우선했던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참사 현장 도착 시간이 애초 경찰청에 보고한 것보다 45분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4일 오후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참사 당일 동선과 관련해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5분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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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상황보고서 “밤 10시20분”…감찰팀은 “밤 11시5분”
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이번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유족이 경찰들에게 당일 부실대응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일 대통령실 주변 집회 관리를 우선했던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참사 현장 도착 시간이 애초 경찰청에 보고한 것보다 45분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 책임 규명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경찰 초기 상황보고서부터 허위로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자체 수사·감찰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관련 내용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야당 요구에 힘이 실린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4일 오후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참사 당일 동선과 관련해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5분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밤 10시15분께 소방청으로 압사 관련 첫 신고가 들어왔는데, 그로부터 50분 뒤에 상황 지휘가 이뤄지고 있는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이태원 사고 관련 상황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차이가 크다. 앞서 경찰청이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5분 뒤인 밤 10시20분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이후 운집한 인파 분산을 위해 차량 통제 지시 및 안전사고 예방 지시를 했다고 기재돼 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전부터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서 현장 근무를 했다. 이날 광화문 쪽에서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 방면으로 행진하는 집회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집회는 밤 9시께 끝났다. 삼각지에서 이태원 참사 현장까지는 불과 2㎞ 거리다. 용산서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 전 서장이 삼각지에서 집회 현장 지휘를 마친 뒤 이태원으로 이동했는데 차가 많이 막혀서 중간에 걸어서 이태원 현장까지 왔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시간 뒤인 밤 11시가 넘어 이태원에 도착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실 집회 관리를 우선하다가 참사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한 것처럼 상황보고서를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참사 당일 집회 관리 때문에 이태원 쪽 경찰 대응이 어려웠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상황보고서 내용은 용산경찰서가 최초로 작성해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올리고, 서울청 상황실이 최종 검토를 한 뒤 경찰청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태원 파출소에서 현장 지휘를 맡았던 용산서 관계자는 “(참사 직후) 현장에 있던 이태원파출소장으로부터 가능한 경찰관들을 모두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 그래서 모든 직원들에게 파출소장 지원을 지시했고, 형사과와 논의해 (마약 단속에 나섰던) 형사들도 모두 현장 지원에 투입했다. 현장에서 인파 관리, 사상자 이동을 위한 통로 개척, 사상자 수습을 마칠 때까지 이 전 서장을 현장에선 보진 못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소속 의원들은 경찰청을 항의방문해 참사 당일 대응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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