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냉동만두서 얼어붙은 목장갑 나왔는데..보고 대상 아니라는 식약처
[이데일리 문다애, 이지은 기자]
[앵커]
유기농 전문기업 초록마을이 판매하는 냉동만두에서 목장갑이 통째로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지자체인 파주시는 제조사 공장의 위생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현행 식약처의 기준에 목장갑은 ‘보고 대상 이물’로 포함이 안 돼, 기업이 신고할 의무가 없습니다. 논란이 커지지 않았다면 은폐가 가능했다는 얘기입니다.
관련 내용 이지은, 문다애 기자가 연속으로 보도합니다.
[이지은 기자]
초록마을의 냉동만두 제품입니다. 냉동만두 사이에서 뭉쳐진 목장갑이 보입니다.
목장갑이 만두와 함께 꽁꽁 얼려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냉동과정에서부터 만두와 혼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1일 해당 민원을 접수한 초록마을은 다음날(1일) 제조사인 취영루의 냉동만두 제품 7종(‘우리밀 교자만두’, ‘우리밀 왕만두’, ‘우리밀 물만두’, ‘우리밀 군만두’, ‘우리밀 김치만두’, ‘우리밀 갈비교자’, ‘우리밀 메밀전병’)의 판매를 무기한 중단하고, 회수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초록마을 자체 조사 결과 만두를 제조하는 경기도 파주 공장에서 목장갑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만, 목장갑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로 유입이 됐는지는 확인은 불가능해 재발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공장에 설치된 CCTV 보관기간은 한 달인데, 해당 제품은 이미 지난 5월에 제조됐기 때문입니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OEM 방식으로 생산해 공장 CCTV 보관기간을 마음대로 늘린 순 없다”면서도 “(이물질 유입과 관련해) 제조사에서 인정을 한 상태로,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기농 전문기업임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 초록마을의 위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9년 10월 초록마을의 ‘한우갈비탕’은 세균발육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식약처로부터 판매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2016년에는 물티슈에서 한도를 초과한 미생물이 검출돼 회수 조치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초록마을은 사과문을 통해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전체 상품에 대해 내부 검수 프로세스를 점검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다애 기자]
재발 방지를 약속한 초록마을과 달리,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또 다른 문제점은 식약처의 애매한 기준입니다.
이번 발견된 이물인 ‘목장갑’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업자 신고 미해당 이물질.
만약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을 때 기업이 식약처에 의무로 보고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란 겁니다.
식약처에서 고시하는 ‘보고 대상 이물’은 3mm 이상의 유리와 금속성 재질 등 ‘섭취 과정에서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나 손상을 줄 수 있는 이물’과 동물의 사체와 곤충류 등 ‘섭취 과정에서 혐오감 줄 수 있는 이물’, 나무류와 고무류 같이 ‘인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섭취하기 부적합한 이물’.
또 다시 식품에서 목장갑이 나와도 기업이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는다면, 식약처 차원에서 재방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
만약 이번 목장갑 사건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면, 자체적으로 은폐하는 꼼수도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영애/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기업들 입장에서는) 식약처로 보고가 들어가고 제3기관이 개입을 하게 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대외 민원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보고를 누락시키거나 그 부분을 희석시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거죠.”
취재가 시작되자 식약처는 “목장갑은 보고 대상은 아니지만 이물이 들어간 것은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으로, 이를 인지했기 때문에 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보고 대상 이물의 범위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는 만큼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영애/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나올 수 없는 것들이 나오면 이것도 위생법상에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 걸로 적용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열어두는 조항이 하나 있어야 하거든요.”
이번 초록마을에 대한 위생점검은 관할 지자체인 파주시가 나섭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보고대상 이물’의 경우 불시점검을 실시하는데, 목장갑은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점검에 나설지 현재 논의 중입니다.
이데일리TV 문다애,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강상원/영상편집 김태완]
문다애 (dalov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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