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의 비명…카드빚 못갚아 경매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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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수천만원의 카드빚을 갚을 여력이 안 돼 수억원대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4일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수도권 부동산 중 카드사 경매 신청 물건은 243건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다고 해도 중간에 상환을 마칠 경우 실제로 경매로 넘어가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카드빚까지 못 갚는 상황이라면 개인으로서는 심각한 위기에 내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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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9월까지 수도권 243건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나
화성 74㎡ 감정가 5.6억 물건
경매 청구액 1000만원 불과
고금리에 일부 집주인 '벼랑 끝'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카드빚까지 못 갚아 집이 경매로 넘어간 건 개인으로선 ‘갈 데까지 간 것’입니다.”(카드사 관계자)
수백~수천만원의 카드빚을 갚을 여력이 안 돼 수억원대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집값 상승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했던 집주인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출 이자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대출까지 끌어 쓴 뒤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서다. 빚을 갚기 위해 살던 집을 내놔도 ‘거래절벽’으로 처분이 어려워 결국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9월까지 카드사 경매, 지난해 추월
4일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수도권 부동산 중 카드사 경매 신청 물건은 24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카드 경매 건수는 231건이었다. 2018년 102건이던 동일 기간 카드사 경매 신청 물건은 2019년 179건, 2020년 182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매 물건 가운데 카드사 경매 신청 물건을 악성채무로 분류한다. 주택담보대출금 연체로 인한 일반 경매 물건과 달리 경매 청구금액이 수백~수천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A카드사가 경매를 신청한 경기 화성시 능동 B단지 전용면적 74㎡는 감정가가 5억5900만원이지만 카드사의 청구액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경매마저 계속 유찰되면서 후순위인 카드사 채권의 회수도 장담할 수 없다. 능동 B단지는 9월 감정가 5억5900만으로 경매가 진행됐지만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이달 2억7391만원에 3차 경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경우 경매를 신청한 A카드사는 3억원에 대한 근저당권을 갖고 있는 금융대부업체에 우선순위가 밀려 청구액을 회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3차 낙찰가격이 입찰가보다 높은 3억1000만원 이상을 초과해야 카드사 채권까지 회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역전세 현상 역시 청구액 회수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각대금에 관한 배당순위는 대부분 전세권이 우선한다.
집값 급랭에 카드론까지 손대
올해 초반까지 이어진 집값 상승기에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모아 내 집을 마련한 영끌족의 타격이 가장 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높아진 물가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자 여윳돈이 부족해진 일부는 카드대금을 갚지 못한 채 카드론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처분소득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처음에는 카드대금을 갚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카드론에까지 손을 벌려 ‘돌려막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 ‘돌려막기’마저 불가능해질 때 금융회사로부터 경매 신청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진 것은 대환론 잔액 증가에서도 나타난다. 대환론이란 카드론 연체자에게 갚아야 할 대출금을 다시 빌려주는 상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9월 말 기준 대환론 잔액은 9498억원이다. 지난해 말(8387억원)보다 7.5% 증가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급랭이 ‘영끌족’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다고 해도 중간에 상환을 마칠 경우 실제로 경매로 넘어가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카드빚까지 못 갚는 상황이라면 개인으로서는 심각한 위기에 내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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