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챔피언십]"비 보다는 바람" 시드권 경계서 대약진한 나희원,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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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보단 바람이 좋아요."
골퍼라면 반기지 않는 바람, 그러나 나희원(28)에겐 오히려 반가운 친구다.
거센 바람 속에 대부분의 선수가 고전한 이날, 나희원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이날 경기를 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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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비 보단 바람이 좋아요."
골퍼라면 반기지 않는 바람, 그러나 나희원(28)에겐 오히려 반가운 친구다.
나희원은 4일 제주시의 엘리시안 제주(파72·6711야드)에서 펼쳐진 S-OIL(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1억4400만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정연주와 함께 공동 선두 자리에 올랐다.
거센 바람 속에 대부분의 선수가 고전한 이날, 나희원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이날 경기를 풀어갔다. 2번홀(파4) 버디 후 3번홀(파3) 보기로 타수를 잃었으나, 4번홀(파4)에서 버디로 곧바로 만회했다. 후반에는 10번홀(파4) 버디 후 13번홀(파4) 보기로 주춤하는 듯 했으나, 15번홀(파4)과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나희원은 "4년 만에 이 자리(기자회견)에 앉았다"고 웃은 뒤 "오늘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파만 하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랭킹 60위로 시드 확보 경계선에 서 있었던 나희원은 "지난 대회를 마치고 보니 60위더라. 몇 십만원 차이더라. 신경을 안 쓸수도 없지만, 내려놓은 감도 있다. 가면 좋고, 안가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압박감을 받으면 내 샷에 집중하기 어려워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전을 두고는 "개인적으로 비 보다 바람을 좋아한다. 바람에 공을 태우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풀스윙보다 펀치샷, 로우샷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바람을 태우는 데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나희원은 상금랭킹 80위권 밖으로 내년 KLPGA투어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위믹스 챔피언십 4위로 반등에 성공한 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25위로 상금액을 늘리면서 랭킹도 끌어 올렸다. 나희원은 "사실 출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던 대회였는데 운좋게 나설 수 있게 됐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기회'라고 생각했다. 캐디와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집중하고, 파만 해보자'하면서 풀어갔다"며 "그땐 너무 오랜만에 선두였다. 후반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너무 오랜만에 선두로 올라가 어떻게 해야할 지 까먹었다"고 웃으며 돌아봤다. 그는 "이전까지는 골프를 그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캐디가 '실력은 충분하다. 자신을 믿고 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당시 경험이 반등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나희원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변에선 예선 통과만 하면 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잘 치면 좋지만, 못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일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긴장을 할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 압박을 주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도 날씨가 춥다고 한다. 오늘과 다르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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