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개편 1년 미룬다…"내년 현실화율 71.5% 동결"(종합)

이민하 기자 2022. 11. 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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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한 달 만에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고, 미분양은 한 달 사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의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누계)은 41만779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9월 한 달간 주택 거래량은 3만2403건으로 1년 전보다 60.3% 줄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2.10.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시세대비 공시가격 비율) 로드맵 수정을 1년 미루기로 했다.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은 올해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아파트의 경우 내년에도 평균 71.5%로 유지된다. 전국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공시가격 상승 요인이었던 현실화율이 동결되면, 공시가는 올해보다 하락해 보유세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4일 한국부동산원 강남지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를 열고 현실화 계획 수정 1년 유예를 제안했다. 조제재정연구원은 국토교통부의 의뢰로 그동안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검토 및 개선방안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 발표 등을 검토해 이달 중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 수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1년 유예 제안'이 수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이날 공청회에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를 현재 90%에서 80% 수준으로 낮추고, 부동산 유형별 5~15년으로 설정된 달성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조세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상황과 공시제도 개편 등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에서 로드맵을 전면 수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현실화율을 1년 동결해 변동폭을 줄이는 게 최종안으로 제시됐다.

또 공시가는 시세와 현시화율에 따라 결정되는데 시세조사 정확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여전히 낮다는 부분도 이번 유예 결정에 반영됐다. 시세 정확성 부분은 공시제도 개선방안 연구가 진행 중이다. 송경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산세·종부세 납부 시점에 공시가가 시세를 역전하지 않도록 현실화 목표치 하향 조정 등을 검토했으나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실화 계획안 4개 수정안 검토 중…목표치 하향 동일, 유형·달성 시기 차이

이번 유예안에 따라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은 올해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공동주택 △9억원 미만 69.4% △9억~15억원 69.2% △15억원 이상은 81.2%다. 평균 현실화율은 71.5%다. 단독주택은 평균 58.1%로 △9억원 미만 54.1% △9억~15억원 60.8% △15억원 이상은 67.4%다.

국토부는 현실화 계획 수정·보완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방침이다. 조세연구원이 검토한 수정안은 모두 네 가지다. 목표 현실화율을 90%에서 80%선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은 공통된 사항이다. 다만 유형별 적용방식, 기간 등이 달라진다. △유형·가격별 달성 기간 현행 유지 △가격별 달성 시기 폐지 후 토지·공동주택 2035년, 단독주택 2040년 연장 △유형·가격별 달성 시기 폐지 후 2040년 일괄 연장 △중간목표(70%) 2027년 일괄 달성 후 2040년까지 연장 등이다.

이랑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시장 상황과 시세조사의 정확성을 높여 현실화 계획 수정·보완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현실화 계획 필요성 인정…달성 목표는 시장 불안 감안해 1년 뒤 재논의 해야"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실화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목표치 하향 조정이나 달성 시기 조율 등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드러냈다.

강성훈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정책은 일단은 모든 주택 형평성에서 현실화율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택가격 평가는 누진·역진으로 되는 게 아니라 형평에 따라서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시가격과 조세제도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공시가격은 최대한 현실화율을 최대한 잘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맹준영 공감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현실화율 계획 수립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신중히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실화율 90%는 너무 도전적인 목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제도의 역할과 조세 목적을 구분해야 하는지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박용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공시가격은 현재 시세를 정확하게 측정해서 매년 발표해야 하고, 세부담이 문제가 되면 그것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국회에서 세율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승태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대표변호사는 "적정가격은 정책적 요구에 의해서 정해지는 가격이기 때문에 조세 부담을 고려해서 정하는 것이지, 조세 부담과 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 좌장을 맡은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현재 공시가 제도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목표치와 가격·유형별 균형성, 달성 시기 등에 대한 이견이 많다"며 "특히 시세를 특정하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여러 방안을 검토 후에 1년 후에 현실화 계획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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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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