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여자 바둑사상 최초로 세계메이저 결승 진출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2. 11. 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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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서 신진서-김명훈 승자와 결승

최정(26) 9단이 메이저 세계기전서 여성 최초로 결승에 진출했다. 1992년 제2회 잉창치배 때 중국 출신 루이나이웨이가 작성했던 4강을 경신한 신기록이다. 4일 한국기원서 온라인으로 벌어진 2022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마스터스 준결승 첫날 변상일(25) 9단과의 대국서 흑으로 169수 만에 불계승했다. 통산 5연패만에 얻어낸 첫 승리였다.

최정 9단이 한국 랭킹 2위 변상일 마저 제압,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라 여자바둑 사상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최정 매직’은 이날도 계속됐다. 107개월째 한국 여자랭킹 1위(종합순위 30위)를 지켜온 최정은 한국 2위 변상일 9단 마저 눌렀다. 변 9단은 초반 약간의 우세를 지켜나가다 우변에서 돌연 무리수를 두면서 자멸의 길을 걸었다. 이후는 최정의 완벽한 독무대였다. 변상일은 좌충우돌하면서 흔들기로 나갔지만 중앙 백 대마가 잡혀선 추격이 불가능했다.

최정은 앞서 일본 1인자 이치리키와의 16강전, 중국 강호 양딩신과 겨룬 8강전서도 역전승하는 등 뛰어난 기회 포착 능력을 과시했다. 준결승 전날 최정은 “(상위랭커인) 변상일 사범이 나보다 부담감이 더 클 것”이라고 했는데 그 같은 분석이 맞아 떨어졌다.

한국 2위 변상일은 세계 메이저 기전 첫 결승을 놓고 다툰 최정과의 준결승서 분패했다.

최정은 이로써 5일 벌어질 또 한 판의 준결승 신진서 대 김명훈전 승자와 우승 상금 3억원을 놓고 7일부터 결승 3번기를 벌이게 됐다. 상대 전적은 최정 기준으로 신진서에게 4전 4패, 김명훈에겐 3전 3패로 두 상대 모두에게 아직 승점이 없다. 신진서는 34개월째 연속 한국 1위, 김명훈은 8위에 랭크돼 있다.

다음은 승리한 최정 9단의 소감.

“정말 꿈만 같다. 결승 상대가 누가 되든 나보다 강하다. 그만큼 부담이 클 것이다. 결승전도 8, 4강전 때 처럼 후회없이 치고받아 보자란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다. 오늘 바둑은 최대한 난전으로 유도해 기회를 만들자란 전략을 세웠는데 의도대로 잘 된 것 같다. 점수로 매기자면 80점쯤 된다. 결승전에선 90점까지 만들어보겠다.”

변상일(왼쪽)과 최정이 대국 시작에 앞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최정이 승리, 삼성화재배 결승에 선착했다.

신진서(22)는 LG배 두 차례(2019, 2021년)와 춘란배 한 차례(2021년) 등 총 세 번 메이저 정상을 밟았다. 이번 삼성화재배를 품에 안는다면 4번째 메이저 정복으로 이 부문 역대 단독 8위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LG배와 춘란배를 보유한 현역 세계 2관왕이다.

신진서는 앞서 삼성화재배에서 두 번이나 결승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갖고 있다. 커제와 겨룬 2020년엔 ‘마우스 오작동’ 사건으로 어이없이 물러섰고, 지난해엔 박정환에게 선제점을 올리고도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이번에 ‘2전 3기’를 이루려면 김명훈과 최정을 모두 따돌려야 한다.

이날도 같은 한국 기사인 변상일과 최정은 거리를 두고 한 대국실에 앉아 온라인으로 승부를 겨뤘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김명훈(25)은 올들어 절정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 올라 국제 메이저 첫 4강 꿈을 이뤘다. 27회 LG배서도 설현준 변상일을 누르고 8강에 진출, 오는 14일 중국 딩하오와 4강을 다툴 예정이다. 연초엔 춘란배서 16강에 올랐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모두 올해 벌어진 일들이다. 이번 대회서도 중국 랭킹 2위 리쉬안하오를 32강전서 꺾은 뒤 탕웨이싱과 김지석 등 세계 메이저 우승 경험자들을 연파하고 올라왔다.

김명훈과 신진서는 2015년 종합기전인 레츠런파크배 결승서 격돌한 적이 있다. 신진서가 2대1로 역전 우승을, 김명훈이 준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신진서 상대 통산 전적은 3승 5패. 평소 신진서가 실력을 가장 높게 인정하는 동료 기사 중 한 명으로 김명훈을 꼽아왔다는 게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귀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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