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봉화 광산 매몰자 가족의 손편지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작업자 2명이 고립된 지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박씨의 첫째 아들 박근형씨가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은 편지. /연합뉴스

경북 봉화군의 한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된 작업자 중 한 명인 조장 박모(62)씨의 큰아들(42)이 4일 아버지의 생환을 빌며 쓴 손편지 내용이다.

아들 박씨는 뜯어낸 메모지에 볼펜으로 쓴 편지에서 “아버지, 밖에서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사고 발생 10일째를 맞은 이날 경북소방본부는 이 편지를 비롯해 식염 포도당, 미음, 해열제, 간이용 보온덮개, 음료, 야광 스틱을 지하 갱도로 내려보냈다.

소방 당국이 경북 봉화 광산 사고 열흘째인 4일 고립된 작업자들을 위해 죽, 간이용 보온덮개, 음료, 해열진통제, 식염포도당 등을 천공으로 내려보낼 계획이다. /연합뉴스

박씨와 함께 매몰된 보조 작업자 박모(56)씨 조카도 손편지를 썼다. “삼촌 나 ○○이에요. 이모, 엄마, 삼촌들이 삼촌 구조하기(위해) 구조대원들과 백방 팔방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삼촌 사랑합니다. 금방 구조됩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구조 당국은 작업자 2명의 생존반응 여부 확인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천공기 3대를 추가 배치해 총 11개 지점에 시추작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중 3, 4, 6호공은 목표지점에 도달해 내시경카메라, 음향탐지기 등을 통해 생존자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이 광산 제1 수직 갱도 지하에서 모래와 흙 등 토사 900t이 아래로 쏟아지는 사고로 지하에서 채굴 작업 중이던 작업자 7명이 고립됐다. 이 중 5명은 구조되거나 탈출했지만, 조장과 보조 작업자 2명은 고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