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아마존도 "채용 중단"···테크기업 ‘고용 빙하기’
인재유치전에 치솟은 연봉 부담
아마존, 당분간 전사 채용 동결
애플도 R&D부문 외 전 분야서
내년 9월까지 신규채용 않기로
리프트·스트라이프 등 스타트업
경기침체 대비 대규모 해고 나서
지난해 말 테크 업계를 휩쓸었던 인재 유치 바람이 1년 만에 해고의 칼바람으로 바뀌었다. 1년 전 연봉 상한선을 2배로 올리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인력을 끌어모았던 아마존은 올겨울 전사 차원의 채용 동결을 발표하며 빅테크가 본격적인 ‘고용 빙하기’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핵심 인력을 대상으로 최대 18만 달러(약 2억 5000만 원)의 자사주 보너스를 지급했던 애플도 채용 중단 대열에 동참했다. 트위터를 접수한 일론 머스크는 4일부터 트위터 직원 절반에 대한 해고 통보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침체 진입이 기정사실화하자 빅테크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인력=비용’ 공식이 빠르게 성립되며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아마존은 3일(현지 시간) 당분간 전사 규모로 채용 중단 방침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지난달 아마존 리테일 부문의 인력 채용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다른 부문까지 고용 중단을 확대한다. 베스 갤러티 아마존 인사총괄은 내부 공지에서 “최근 몇 년간 직원 규모를 빠르게 늘렸지만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앞으로 몇 달간 강력한 채용 동결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 3분기 아마존의 전 세계 직원 수는 15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에 그쳤다. 2분기 회사 인력을 감축한 효과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전사 동결로 방침을 강화한 것이다.
3분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낸 애플도 10월부터 연구개발(R&D)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채용을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9월까지 새 직원을 뽑지 않을 방침이다. 애플 측은 “연말까지 애플 스토어 직원을 더 채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고용 중단 방침은 회사 정규직 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관리 업체 몬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인력난이 불거지면서 테크 업계의 평균 연봉은 11~25%가량 올랐다. 하지만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긴축에 나서면서 인건비는 이제 비용 감축의 최우선 순위에 올랐다.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해 해고 방침으로 전환한 곳도 많다. 이날 차량 호출 서비스 리프트는 전체 직원 5000여 명의 13%에 달하는 7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존 지머, 로건 그린 리프트 공동창업자는 “내년 잠재적인 침체 위기에 맞닥뜨렸으며 호출 서비스 보험료 등 비용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여름 채용을 줄이고 비용을 삭감하고 몇몇 후순위 프로젝트를 중단했지만 더욱 조직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스타트업 스트라이프도 이날 직원 1000명 이상을 감원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전체 직원 규모의 14%에 해당한다. 공동창업자인 패트릭·존 콜리슨 형제는 “긴축 시기(leaner times)에 대비해 더 광범위하게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앞서 올해와 내년에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한 반면 경기 둔화의 위험을 가볍게 치부한 감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2022년이 다른 경제 환경의 시작임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 전체 직원 중 50%를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전했으며 메타 역시 내년 말 인력 규모가 올 3분기와 거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인력 감축 계획을 시사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통계상으로 드러나는 미국 노동시장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26만 1000명으로 시장 전망치(19만 5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은 3.7%를 기록해 전월(3.5%)과 시장 전망치(3.6%)를 웃돌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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