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피지컬의 T1, 과거 사례로 본 '극복 방법'은?

과거 18 iG 떠오르는 '3인 캐리' 중심의 T1
2018 LPL 서머 결승 iG 상대한 RNG의 사례

이솔 기자ⓒMHN스포츠,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

(MHN스포츠 이솔 기자) 비록 전성기의 LPL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보유한 팀은 T1이다.

지난 2018년 인빅터스 게이밍(iG), '초시계'의 그리핀이 생각나는 교전력을 앞세운 T1 선수들은 로얄 네버 기브 업(RNG)전 3-0 완승은 물론, LPL 최강자였던 징동 게이밍(JDG)에게도 제우스의 압도적인 교전력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T1을 상대할 DRX는 지난 2018년 iG를 상대해야 했던 RNG의 처지와 비슷하다. 당시 iG는 정규시즌 18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1시드로 준결승에 선착했다.

준결승에서는 실전 감각의 부재로 클리드-로컨이 활약한 징동 게이밍에게 초반을 내줬으나, 3-2 승리를 거두며 실전감각을 회복한 iG는 우승이 눈 앞에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iG는 RNG의 전술에 당하며 결승전 3-2 패배로 2위를 기록했다. 탑 라인에서는 탱커간의 대결이 계속해서 펼쳐진 가운데, RNG는 두 가지 원칙을 통해 경기를 풀어갔다. 

첫 번째로 상대의 플레이메이커, 루키-더샤이의 슈퍼플레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RNG는 상대를 허우적거리게 하는 탱커 챔피언, 혹은 CC기가 도배된 챔피언으로 상대를 마킹했다. 

당시 루키 마킹을 담당했던 샤오후는 갈리오-라이즈-블라디미르-갈리오-라이즈로 3세트 블라디미르를 제외하고 최소 1개 이상의 하드CC기를 보유한 챔피언을 활용했다. 당연하게도 3세트에서는 iG의 타 선수들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연이은 슈퍼플레이를 펼친 루키(조이)를 막지 못하고 패배했다.

사진=LoL Esports 공식 유튜브 채널, 사이드챔피언 녹턴-라이즈가 본대 근처에 머무는 모습

이와 더불어 가능하면 사이드 라인을 밀기보다는 '받아먹는' 선에서 유지하는 것이다.

강팀을 상대로라면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가운데, RNG는 사이드라인을 끝까지 밀기보다는 라인 푸쉬 주도권을 상대에게 주고, 쌓인 라인을 클리어링한 뒤 다시 5명이 뭉쳐다니는 적극적인 합류전을 노렸다. 라인에 오래 머물수록 닝-바오란의 습격으로 쓰러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동이었다.

마지막으로 재키러브의 공격성을 역이용하는 장면도 나왔다. 1세트 33분 미드라인 한타에서 재키러브(애쉬)는 카사(리신)의 Q에 적중당했으나, 크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는 무시무시한 행보를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인섹킥을 허용한 재키러브는 미세하게 유리하던 경기를 패배하는 원흉이 됐다.

이와 같은 스플릿 차단-마킹을 통해 상대의 스플릿 압박을 덜어낸 RNG는 따로 떨어진 상대를 하나 둘씩 잘라먹으며 승기를 굳혔다.

게임의 버전도, 선수 구성도 다르다. 하지만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상대의 '3캐리'를 상대해야 했던 RNG의 전략은 우지 외에 마땅한 '비교 우위'가 없던 RNG가 취할 수 있었던 최선의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다.

DRX는 제우스-페이커-구마유시라는 '3캐리 조합'을 맞이해 RNG의 전략을 답습할 수도, 제카라는 슈퍼스타를 중심으로 iG의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 과연 DRX의 선택은 어떻게 될 지, 오는 6일 오전 9시 결승전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