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노동당 군사정책 주도 박정천, 한반도 정세 악화 이끄나

최현석 2022. 11. 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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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

북한 군부 일인자인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연일 협박성 담화를 내놓고 있다.

박정천이 실질적으로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당 중앙군사위는 당이 정부에 우선하는 북한에서 군사 관련 최고지도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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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는 북한 박정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 2일회의가 지난 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연설하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2022.9.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

북한 군부 일인자인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연일 협박성 담화를 내놓고 있다.

박정천은 지난 2일 오전 0시 5분께 시차가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담화를 통해 지난달 말 개시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침략적, 도발적 군사훈련이라며 공격 기도 시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한미 공군이 4일까지였던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자 박정천은 3일 저녁 추가 담화를 내고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재차 위협했다.

북한은 박정천의 첫 담화 하루만인 3일 오전 7시 40분께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두 번째 담화 직후에는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해 담화가 단순한 구두 경고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는 박정천이 북한 국방정책의 실질적인 총책임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꼽힌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은 작년 6월 2인 체제가 됐지만 좌천됐다가 10개월만에 복권된 리병철은 핵·전략 무기 개발 등만 담당하고 무력 전반은 박정천이 지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좌천됐던 북한 리병철, 빨치산 열병식 계기로 10개월만에 복권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인 지난 25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비서에서 해임됐던 리병철이 상무위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속 주석단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옆에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리병철(오른쪽 붉은 원)이 서 있다. 2022.4.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군부 1인자인 박정천은 작년 9월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돼 북한의 핵심 권력 5인방에 포함됐다.

김정은 체제 출범 전 북한 매체에 전혀 등장한 적 없던 박정천은 2012년 4월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알린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에 포병사령관으로 참석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12년 소장(우리의 준장)에서 별 두 개의 중장으로 승진한 그는 2013년 별 세 개의 상장, 2019년 별 네 개의 대장, 2020년 5월 차수, 10월 원수로 초고속 진급하며 승승장구했다.

작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 박정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둘이서 찍은 대형 사진이 걸려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정천은 당 중앙군사위원장을 겸임하는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SLBM 시험발사를 주재하기도 했다.

박정천이 실질적으로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당 중앙군사위는 당이 정부에 우선하는 북한에서 군사 관련 최고지도기관이다.

전국적으로 도, 시, 군 등 각급 단위 당 위원회 산하에 군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군사노선 결정과 노농적위군 등 민간방어 및 국토 요새화 계획·집행, 군의 간부화 및 현대화 계획 추진, 군사산업시설 발전 사업 수행, 내각 산하 각 부의 군사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한다.

당 중앙군사위가 독자적 권력 기구가 된 1983년부터 김일성 주석이 1대 위원장을 맡았으며 2대 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이 3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선군정치로 당의 역할이 위축됐던 김정일 시대에는 군수 관련 사항 정도를 결정하는 등 기능이 약화했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당 규약에 중앙군사위가 국방사업 전반을 단적으로 지도한다는 내용이 명시되며 최고 군사기관으로 다시 격상됐다.

대형 지도 펼쳐놓고 회의 진행하는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1∼23일 사흘간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해 중요 군사정책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간부들이 대형지도를 놓고 회의하는 모습. 지도는 모자이크로 처리됐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6.2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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