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략자산 이제 더 자주 온다… "北핵사용시 종말" 최고 수위 경고

박응진 기자 2022. 11. 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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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SCM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방안 구체화
'핵대응' 연습 연례화 및 한미일 안보협력 증진도 확인
미 공군이 운용하는 B-1B 폭격기. (미 태평양공군 제공)2022.10.23/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앞으로 미군이 운용하는 전략폭격기와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잠수함 등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더 자주 전개될 전망이다. 날로 높아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소재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뒤 미국 측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방안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 방어능력 등의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현재도 미국 측은 우리나라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국내에선 "신뢰도와 실행력을 한 단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이번 SCM에선 미국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이 장관이 전했다.

한미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미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강도를 증가'하고 '필요에 따라 미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측이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역내 전개·운용이 지속되도록 한국과 공조 강화를 약속'했던 지난 9월 제3차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결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오스틴 장관은 이날 SCM 뒤 공동 회견에서 "전략자산을 상시적으로 새로 배치하는 건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우리 취재진을 위한 별도 브리핑에서 △한미 국방차관보급 정책실장 협의채널과 △합동참모본부 및 한미연합사령부 간 채널을 이용해 미 전략자산이 필요할 경우 적시에 배치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오후 미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B-1B 폭격기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국방부 제공)

즉, 미 공군 B-1B '랜서' 폭격기의 경우 태평양 괌 이륙 후 2시간이면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는 만큼 '우리 측 요청에 따른 적시 배치'가 가능해지면 굳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군은 올 들어 F-35A·B 스텔스 전투기와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주요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잇달아 전개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 2018년 이후 '대북 협상을 견인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동해상에서 한미·한미일 훈련을 마치고 귀환하던 미 '레이건' 항모가 북한의 도발에 다시 복귀한 점 동해상으로 돌아온 것, 그리고 △미군 F-35B 전투기 등이 참가하는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것 등을 들어 "굉장히 이례적인 조치"라며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에 그만큼 진지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SCM 공동성명엔 '북한의 비전략핵(전술핵)을 포함한 어떤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함을 강력히 경고'한다는 내용이 담겨 역대 가장 높은 수위의 대북 경고 메시지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양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핵공격이 김정은 정권 종말이 초래할 것이란 내용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핵을 갖고 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음을 공식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미 양측은 이번 SCM에서 △내년까지 맞춤형억제전략(TDS) 개정을 추진하고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연례화하는 등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우리 측의 관여를 높이기로 했다.

양측은 또 △한미일 3국의 미사일 경보훈련·대잠전훈련을 지속하고, △한미일 안보회의(DTT) 등 정례안보회의체를 통해 안보협력을 증진한다는 공약도 재확인했다.

이흥석 국민대 정치대학원 국방관리 교수는 "'억제'의 신뢰성은 능력과 의지의 산물"이라며 "이번 SCM을 통해 '북한의 핵사용=정권 붕괴'란 한미동맹의 의지를 명백히 밝히고, 의지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 즉 핵억제력의 실행력을 실질적으로 제고했다"고 평가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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