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불가피” 우유 1ℓ 3000원 시대 열린다

배동주 기자 2022. 11. 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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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1ℓ 3000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은 2013년 원유 가격 연동제 시행으로 ℓ당 106원이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앞서 2018년 원유 ℓ당 21원이 올랐을 때 우유 가격은 10배 수준인 2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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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49원 인상…우유 소비자가 500원선 인상 가능성
우유·빵·아이스크림, 커피전문점 유제품 가격도 오를 듯
정부 “내년 차등가격제 시행…가격 인상 최소화” 당부

‘우유 1ℓ 3000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 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原乳) 기본 가격을 ℓ당 49원 올리기로 하면서다.

빵·아이스크림 등 유유 사용 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우유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원유 ℓ당 가격을 기존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는 협상 지연을 고려해 오는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 ℓ당 3원을 추가 지급하는 52원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우유 진열대. /연합뉴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은 2013년 원유 가격 연동제 시행으로 ℓ당 106원이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 지표와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이후 국산 원유는 생산량이 수요보다 많아 남아도는데도 가격은 정부의 보호 울타리 안에서 해마다 오르고 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동결됐고, 2016년 소폭 인하되기도 했지만, 2018년 4원 인상을 시작으로 2020년 21원 인상 올해는 최대 52원이 오르게 됐다.

당장 우유를 사는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게 된 탓이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가공 기업들은 결정된 가격에 맞춰 원유를 구매해 이를 살균·포장 등을 거쳐 판매·유통하고 있다.

우유 1ℓ 가격이 한번에 500원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2018년 원유 ℓ당 21원이 올랐을 때 우유 가격은 10배 수준인 2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이 경우 현재 소비자가 2700원 수준인 우유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유 가공업체들로 인상 자제 요청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선 이미 우유 가격 인상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우유 소비량은 주는데 원유 가격은 올랐고, 이미 마진을 포기하는 방식의 저가 경쟁을 계속해 온 탓이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 등으로 우유 소비는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 원유를 사는 가격은 오르고만 있다”면서 “마진을 줄이며 경쟁했던 푸르밀의 사업 종료 발표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빵·과자·아이스크림·분유 등 가격도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우유는 빵·치즈·과자·초콜릿 등 각종 가공식품 전반에 들어가는 필수 원재료이기 때문이다. 우유 가격 인상은 커피전문점의 유제품 사용 음료의 가격 인상마저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유업체들은 올해 이미 가공유 등 유제품 가격을 올해만 두번 인상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커피빈 등 커피 전문점 대다수도 올해 가격을 올렸는데 우유를 사용하는 카페라떼 등 제품의 가격 조정이 더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는 가공식품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계속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가격 결정이 늦어진 원인이었던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내년 시행하기로 했다는 판단에서다.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마시는 우유(음용유)와 가공유 가격을 달리하는 제도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음용유는 ℓ당 996원을 적용하지만, 빵·치즈·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가공유에는 음용유보다 저렴한 ℓ당 800원을 적용한다”면서 “원유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 자제하고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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