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희 "논현동 빌라 팔아 뇌종양 수술, 생명값이라 생각"

정세희가 인생사를 고백했다. 유튜브 채널 '푸하하TV' 캡처

가수 겸 배우 정세희가 뇌종양 투병 사실을 고백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푸하하TV'의 '심야신당'에는 정세희가 출연해 정호근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세희는 일어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30여 년간 연예계 생활을 버텨왔다고 털어놓으며 "2005년에 오른쪽 뇌에 골프공 크기만한 뇌종양이 발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유명 대학병원에서도 수술할 수 없다고 손을 들어서 수소문 끝에 독일의 병원으로 가서 20시간에 걸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외국인이니까 의료보험이 안된다. 원장이 하는 수술이라 더 비쌌고 체류비와 비행기, 통역, 또 혹시 제가 잘못됐을 때를 대비해서 저희 부모님까지 같이 갔었다"고 덧붙였다.

정세희는 "부모님 옆에서 효도하려는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모아놓았던 돈으로 2004년 논현동에 조그마한 빌라를 샀었다. 그런데 1년도 안돼서 급매로 집을 팔았다. 말도 안되는 금액이었다. 그 안에 집안 살림도 다 팔았다"고 고백했다.

수술 비용을 묻자 그는 "6억 정도였다. 저희 부모님과 제 생명값이라고 생각해서 아깝지 않았다. 처음에 수술하고 회복하는 중에 걸었는데 무게 중심을 못 잡겠더라"며 "제가 오른쪽을 수술했다 보니 오른쪽 귀가 잘 안 들린다. 아직 오른쪽 얼굴에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밥을 먹다 밥풀이 묻으면 제 감각으로 뗄 수 없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세희는 긴 시간 힘든 가수 생활을 버텨낸 이유로 부모님을 꼽으며 "어머니가 신장암 투병 중이다. 죽기 전에 무대에 있는 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시더라"며 눈물을 쏟았다.

한편 1976년생인 정세희는 1992년 전국 벚꽃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뒤 가수와 배우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혼성 듀오 동동악극단으로 활약 중이며 지난 1일 신곡 '와락 키스'를 발표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