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한 군용기 180여개 항적 식별···F-35A 등 80여대 긴급출격”

박광연·박은경 기자 2022. 11. 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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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규모 공중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한 미군 F-35B 편대가 군산기지에 착륙해 주기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4일 전술조치선 이북에서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전날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 기간이 연장되자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포사격으로 반발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3시쯤까지 북한 군용기 약 180여개의 비행 항적을 식별해 대응조치를 했다”며 “북한 군용기는 전술조치선 이북의 내륙과 동·서해상 등 다수 지역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전술조치선은 한국군이 북한 군용기 남하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부터 수십㎞ 북쪽 상공에 설정한 가상의 경계선이다.

군 관계자는 “주로 미그와 수호이 계열의 전투기들과 일부 폭격기가 있었고 공대지 활동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180여개) 항적이라고 표현한 건 (전투기) 대수는 아니다”라며 “(식별된 시간이) 4시간여 가까이 되는데 체공 시간이 그렇게 긴 것들이 아닐 수 있으니 왔다 갔다하면 대수로 보이지 않고 항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군용기 움직임에 맞서 공군 F-35A 등 80여대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다. 합참은 “후속지원 전력과 방공 전력을 통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유지했다”며 “‘비질런트 스톰’ 참가 전력 240여대도 계획한 훈련을 시행하면서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공중 무력시위는 한·미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한 연합공중훈련에 맞대응하는 도발로 풀이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 요청해 훈련은 오는 5일까지 하루 연장됐다.

북한은 전날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직후 연합공중훈련 연장 결정이 발표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최고지도부 일원인 박정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밤 담화에서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훈련 연장 결정을 맹비난했다.

박 부위원장 담화 직후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추가 발사했다. 동해상 남북 완충구역으로 80여발의 포사격도 단행했다. 이후 군용기를 대거 동원해 한·미 공군력에 대응하는 무력 시위를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군력은 한·미에 비해 크게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 9월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시작한 한달여 간의 도발 국면에서 군용기 위협 비행을 간혹 선보였다. 지난달 6일 북한 군용기 12대가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편대 비행했다. 특별감시선은 전술조치선 북쪽으로 수십㎞ 위에 설정돼있다.

지난달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전투기 15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항공공격 종합훈련’이 실시됐다고 북한 공식매체가 밝히기도 했다. 북한 군용기 10여대는 지난달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전술조치선 이남에서 위협 비행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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