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다 이자로…라면만 먹고 산다” 30대 영끌족 직장인 비명

김자아 기자 2022. 11. 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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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뉴스1

기준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가계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 9월 7%대를 돌파했고 조만간 9~1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몇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샀다는 이른바 ‘영끌족’들 사이에선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대전에 30평대 아파트를 매매한 직장인 A(33)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실거주 목적으로 7억원대 아파트를 마련했다는 A씨는 “외식이라든가 배달 앱도 다 지워버리고 집에서 라면 먹고 살고 있다”며 대출 이자로 어려워진 생활에 대해 밝혔다.

A씨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월급날 되면 거의 다 그쪽(대출이자)으로 돈이 나가다 보니까 다른 소비 자체를 거의 못 하게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A씨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4억5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해당 아파트를 매매할 당시만 해도 대출 금리가 2% 초반이었다. 그는 “달마다 계속 (아파트값) 고가가 갱신이 됐다.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주위에서도 ‘지금 아니면 나중에 가면 더 힘들다’ 이런 얘기가 많았다”며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고 결정을 내렸다. (집을 산) 큰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당시 금리가 2% 초반이라 그렇게 부담이 있는 건 아니었다”며 “그런데 금리가 더 올라 5%대가 됐고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대출 받은 게 여러 개다 보니까 그 금리들도 한꺼번에 다 같이 올라 한 달에 나가는 금액이 엄청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대출 이자를) 180만원 정도 납부하다가 지금은 한 달에 나가는 금액이 200만원대 중반”이라고 했다.

미국 연준이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금리 현수막. /연합뉴스

A씨 주변엔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다들 힘들어한다. 이렇게까지 갑작스럽게 금리가 올라서 바로 체감이 되니까 다들 당황스러워 하고 곤란한 사람들도 있고 그런 상태”라며 “실거주 보다 부동산에 투자 목적으로 갭투자 한 친구들도 많다 보니까 그런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더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현재 A씨가 매매한 아파트는 1년여 만에 1억원 가량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는 “집값도 안 본지 꽤 됐다. 건너서 듣기만 하고 직접 보지는 않는다. 어차피 뭐 방법이 없다”며 “당장에 대책 마련이라고 할 게,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 최대한 소비 줄이면서 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현상을 잡기 위해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초유의 조처를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단 뜻이다. 이에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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