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지속가능금융 위해 ESG 투자 신뢰도 제고”

‘세계경제연구원-우리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 축사
ESG 공시 제도 재정비… 녹색채권 발행 시 외부 평가·사후보고 강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4일 지속가능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제도 정비 등을 통해 ESG 투자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우리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서 “최근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소용돌이 속 시장 불확실성 확대되고 그린워싱 우려로 ESG 투자 능력이 약화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ESG 가치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발전과 연결된 문제로, 지속가능금융을 위해 금융위는 다양한 역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우리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김수정 기자

김 위원장은 ESG 투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금융위의 노력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투명한 정보에 기반해 ESG 투자가 되도록 공시제도를 정비 중”이라며 “2025년부터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나갈 예정이고 적용대상 기업, 공시항목 기준 등 세부사항을 보다 구체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공시 기준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ESG 투자 신뢰도 높이기 위해 ESG 채권 발행 시 외부 평가와 사후 보고를 강화하고 ESG 워싱 방지를 위해 한국형 녹색체계분류 추진을 지원하겠다”며 “기업의 ESG 역량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함께 ESG 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ESG 정보 플랫폼 서비스도 개시하고, 5개 금융협회 공동으로 녹색 금융 핸드북을 마련해 금융사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지속가능한 금융: 새 시대를 여는 자연회복과 순환경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행사는 ▲ESG경영 확산 및 금융혁신을 통한 금융산업의 도약 ▲세계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넘어설 지속성장 해법 ▲자연회복과 순환경제 달성 및 기후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ESG 성공 전략 ▲더 나은 세상을 위한 MZ세대의 참여와 제언: 미래세대 및 취약계층 삶의 질 향상 등 4가지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김 위원장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금융당국 수장과 함께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 앤 크루거 전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수석부총재 등 국내외 석학이 참가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ESG경영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ESG의 위험과 기회요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초석”이라며 “이에 금융사가 수행하는 책임투자 중요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투자한 기업이 ESG 요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1년에 두 차례 ESG 등급에 산출하고 있으며 국내 주식과 채권 직접 운용에 ESG 등급을 고려한 ESG 통합전략을 적용한다”며 “올해부터 책임투자 적용 자산군의 범위가 전체 자산의 절반 수준에 이를 것이며, 내년에는 해외 주식, 채권 운용에도 ESG 통합전략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석학들은 지금이 기후위기를 막을 적기라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몇 년 전에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를 얘기하기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고객사들과 하는 회의의 절반은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고 비용과 기회에 관한 것”이라며 “에너지, 친환경 기술로 자본의 흐름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되며 (기후위기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