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글로벌 쇼크로 3분기 침체...돌파구 찾을까
업계 "글로벌 시장 다변화 필요...신중하게 접근해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소비 시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두 기업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과 유럽 등에서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다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중국 시장을 배제한 글로벌 시장에서 당장의 성과를 내기는 어려우며 경제 불황 속에서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1조218억 원의 매출과 3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36.2% 감소했다. 해외 사업은 중국 소비 둔화의 여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이 하락하며 12.8% 감소한 334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매출은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감소한 1조8703억 원, 영업이익은 44.5% 줄어든 1901억 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 3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78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76억 원으로 68.6%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34%로, 이 중 중국이 7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 역시 매출의 약 5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두 기업은 코로나19로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영업이 중단됐고 내수시장 소비가 침체한 영향으로 관련 사업에 부진을 겪고 있다. 또한 올해 초 시작된 중국 봉쇄정책이 3분기에도 지속되며 중국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기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 아모레·LG생건, 북미와 유럽 등 시장 공략...새 활로 찾나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기존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유럽, 일본 등의 시장을 공략해 새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북미 사업 확장과 신제품 출시 등으로 해외 화장품 시장에서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브랜드 매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인 타타하퍼를 인수하고 라네즈, 설화수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약 20%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올해 내내 이어진 북미 시장의 성과가 더욱 확대돼 북미 전체 매출이 97%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외에 해외 시장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략을 짜서 체질 개선을 할 계획"이라며 "유통 채널망 정비를 통해 북미와 일본 등에 디지털 강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2019년 미국 화장품 기업 뉴에이본을 인수했고 지난 4월에는 미국 화장품 회사 더크렘샵 지분 65%를 인수했다. 더크렘샵은 미국에서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대를 통해 관심 고객 수(인스타그램 팔로워 46만 명)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온라인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와 틱톡(더우인) 중심으로 진행한 광군제 행사에서 럭셔리 화장품 후, 숨, 오휘, CNP, 빌리프 브랜드가 전년 2600억 원 대비 42% 성장한 약 37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대내외적 환경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추후 봉쇄 정책 등이 완화되는 국면에 매출을 회복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중국의존도가 컸던 두 기업의 글로벌 시장 다변화는 필요하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당장의 성과를 내기는 어려우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제 불황 속에서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내실을 다져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산업의 지난해 수출실적이 전년 대비 21.3% 상승한 10조5099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국은 153개국으로 중화권 국가(중국, 홍콩, 대만 등)의 비중(61.3%)이 높았으며, 북미지역(미국, 캐나다 등)과 일본지역 비중이 작년 대비 각각 29.5%, 22.4% 증가했다.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중국의존도가 컸던 두 회사의 글로벌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중동, 동남아, 아메리카 대륙 등 신규 시장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전쟁,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 세계가 글로벌 경기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뷰티업계가)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신규 투자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을 해야 한다"며 "실제로 (경기 침체로 인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은 물류 면에서 훨씬 저렴하게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버리면 안 되는 시장이고 불황 속에서도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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