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모습으로 더 단단해졌다···안양 KGC, 시즌 초반 ‘쾌속 질주’

이두리 기자 2022. 11. 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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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 배병준. KBL 제공



안양 KGC의 기세가 심상찮다. 시즌 첫 8경기에서 7승 1패를 기록한 KGC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 현대모비스(5승 2패)를 누르고 1위로 질주하고 있다.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KGC는 타 구단들에 특별한 경계 대상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SK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겨뤘음에도, KGC의 새 시즌은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비시즌 동안 ‘잃은 게 많은’ 팀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실제로 KGC는 올해 에어컨 리그에서 전력을 크게 보충하지 못했다. 오히려 리그 최고의 3점 슈터 전성현, KGC 지휘봉을 잡은 7시즌 동안 두 번의 4강 플레이오프와 한 번의 통합우승, 한 번의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끈 김승기 감독을 모두 고양 캐롯으로 떠나보냈다. 가드 박재한과 우동현까지 타 구단으로 이적했다.

KGC는 FA 대어를 새로 영입하는 대신 기존 선수들의 경기력을 강화하는 것을 택했다. 지난 시즌 말 부상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오마리 스펠맨, 2옵션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와 모두 재계약을 맺었다. 이전에 KGC에 몸담았던 배병준과 김철욱을 다시 불러들이고, KGC ‘원클럽맨’ 양희종과도 3년 더 함께하기로 했다. 전력 외부 유출이 큰 만큼, KGC는 내부 결속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KGC의 ‘안정화 전략’이 시즌 초반 빛을 보고 있다. 우선 기존 선수들의 경기력이 크게 향상됐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많이 증가했던 체중을 감량하고 돌아온 스펠맨은 이번 시즌 평균 21.9득점·2.8도움·8.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는 연장전까지 43분 10초 풀타임을 뛰며 혼자 32득점을 책임지기도 했다. 지난 시즌 36.5%에 그쳤던 스펠맨의 3점슛 성공률은 이번 시즌 48.4%까지 뛰었다.

이번 시즌에도 전성현이 경기당 평균 3.3개의 3점포를 터트리며 국내 선수 중 3점슛 1위를 달리고 있지만, KGC의 가드진은 전성현의 공백을 착실하게 메우고 있다.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직후 슛감이 다소 불안정했던 박지훈은 이번 시즌 평균 9득점·3.1도움·3.4리바운드로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SK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배병준도 8경기 연속 출장하며 평균 10.3득점·2도움·3.9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54.2%로, 리그 2위다.

양희종과 오세근, 문성곤 등 베테랑 선수들이 KGC의 골밑과 수비를 단단히 지키는 가운데, KGC는 ‘수비 명가’로서의 팀 색깔을 유지하면서 득점까지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현재까지 KGC는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 개수가 38.4개로 리그 1위이고, 어시스트 개수도 평균 20.4개로 가장 많다. 3점슛 성공 개수 역시 평균 11.4개로, 전성현이 있는 캐롯(10.5개)을 제치고 1위다.

김상식 감독의 세밀한 지도 아래 KGC는 그 위력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리그에서 KGC의 안정성을 따라올 팀이 없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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