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치는 '부산 시장 투어 '
얇은 지갑 때문에 여행이 망설여진다면, 시장으로 떠나자. 1만 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우고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은 알뜰한 여행자를 위한 놀이터이자 먹자골목이다. 시장만 다녀도 온종일 재미있고 유쾌하다.
국제시장은 광복 이후 떠난 일본인이 남긴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처음엔 도떼기시장이라 불리다가, 1950년대 미군 군수물자와 밀수입품이 흘러들면서 국제시장이란 이름을 얻었다. 거창한 이름처럼 시장에는 없는 게 없다. '태어난 순간부터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영화 〈국제시장〉을 촬영한 '꽃분이네'는 관광객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코스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된다. 1공구 샛길에 자리한 실비거리는 아는 이들만 찾는 숨은 공간이다. 향수에 젖게 하는 곳으로, 값싸고 푸짐한 한 끼에 소주잔을 기울이기 적당하다.
국제시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부평깡통시장은 역사가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해방 이후 부평시장이라 불리다가, 한국전쟁이 끝나고 각종 구호품과 미군 군수물자가 유통되면서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이 덧붙었다. 당시 과일이나 생선 통조림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이 만물상이라면, 부평깡통시장은 청과와 육류, 건어물 등 식재료, 의류, 잡화, 수입품이 주를 이룬다. 시장에서 흥정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지만, 워낙 싼 물건이 많아 제값을 치르면서도 횡재한 기분이다.
부평깡통시장은 '먹방' 여행지로 소문났다. 부산 대표 음식인 어묵과 비빔당면, 유부주머니 등은 한번쯤 먹어보기를 권한다. 대부분 지갑을 열기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저렴하다.
시장은 이슥한 시간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야시장에서 갖가지 주전부리를 팔기 때문이다. 2013년 국내 최초로 개장한 부평깡통야시장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오후 7시 30분~11시 30분에 서고 연중무휴다(명절 전 임시 휴무).
야시장이 열리면 2차 아케이드를 따라 30여 개 점포가 길 양옆과 가운데 늘어선다. 맛있는 냄새가 넘쳐흐르고, 스카치에그와 냉면구이, 삼겹살김밥, 돼지갈비후라이드 등 독특한 메뉴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보통 5000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점포가 많아 현금을 준비하거나 계좌 이체해야 한다.
바다에 접한 자갈치시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 시장이다. 언제 찾아도 펄떡이는 활어와 문어, 낙지, 조개 등이 가득하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에서 영도대교 방면으로 내려오면 찾기 쉽다. 현대화한 건물에 상가가 입점했는데, 야외에 늘어선 노점도 같이 둘러볼 수 있다.
수산 시장만큼 흥미로운 구경거리도 없다. 다닥다닥 붙은 노점을 따라가면 다채로운 어종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실내에 마련된 현대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빼곡히 들어선 수조마다 활어와 조개류, 대게, 킹크랩 등이 수북하다. 횟감을 사면 2층 회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상차림 비용은 5000원이고, 매운탕이나 곰장어구이 등은 조리 비용이 별도다. 자갈치시장 휴무는 첫째·셋째 화요일이며, 노점은 상점에 따라 다르다.
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과 제로페이(모바일)를 이용하면 더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구입 시 종이와 전자 상품권은 5%, 모바일 상품권은 10% 할인해준다.
각각 은행과 스마트폰 앱에서 구매한다. 온누리상품권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충전해서 쓰는 카드형 상품권도 있지만, 종이 상품권이 가장 많이 통용된다. 자갈치시장과 수산물 판매 업종은 제로페이 가맹점인 경우, 온누리상품권보다 할인 폭이 큰 제로페이 대한민국수산대전상품권이 유리하다.
용두산공원은 해가 진 뒤 야경 감상 코스로 찾아도 좋다. 목~일요일에는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귀신의집, 버스킹, 한복 체험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가득한 '용두산빌리지'가 열린다.
미디어아트와 부산 시내 전망을 감상하는 다이아몬드타워도 늦게까지 운영한다. 광복로패션거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편하다.
영도대교 아래쪽에 조성한 유라리광장은 활기찬 항구와 바다 경관을 품었다. '웃음등대' 같은 조형물이 소소한 볼거리 제공한다. 평소 한적하지만, 토요일이면 영도대교 도개 행사를 보기 위해 찾는 발걸음이 많다. 도개 행사는 오후 2시부터 15분간 진행하는데, 때때로 배가 교량 아래를 지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자료/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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