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 회계사 "바이오젠, '에피스의 지배기업은 삼바'라는 감사 항의 안해"

이재용 회장 75차 공판…삼바 회계처리 기준 놓고 검찰과 이 회장 측 '공방'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감사보고서엔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지배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라고 명시돼 있었지만 바이오젠은 이를 항의하진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합병 의혹 재판에서 삼바와 에피스의 회계감사 중 바이오젠이 삼바가 에피스의 지배기업이라고 명시된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회계사의 증언이 나왔다. 삼바는 2012년 미국 업체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에피스를 설립한 바 있다.

이는 검찰이 삼바가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게 위법하고, 콜옵션(주식매입권)을 반영해 지분법으로 회계처리 했어야 한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재판에서 나온 증언대로라면 삼성과 합작사를 세운 당사자인 바이오젠이 삼바가 에피스의 지배기업이라고 인정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4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7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이날 재판에는 2011년 삼성바이로직스, 2012~2013년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감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민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재용 회장 변호인 측은 반대신문에서 바이오젠도 에피스의 지배기업이 삼바라는 걸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증인에게 "에피스의 2013 회계연도 영문 감사보고서를 바이오젠도 받은 걸로 안다"며 "수정 요청을 받아본 적 있냐"고 물었다.

민 씨는 "바이오젠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어떤 특정 표현에 대한 수정 요청이었다"며 "보고서 내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 스텝에게 전화해서 수정 지시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에피스의 영문·국문 감사보고서에 '지배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라고 기재 돼 있다"며 "바이오젠으로부터 이에 대한 이견이 있었냐"고 물었다.

민 씨는 "그에 대한 수정 요청은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은 "바이오젠에서 연락은 받았지만 지배기업 부분은 아니었다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민 씨는 "수정한 건 그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종합해보면 삼바가 에피스 지분 85%를 갖고 있다고 기재된 부분에 대해서 다른 출자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에피스가 로직스 자회사가 아닐 수 있다고 볼 실마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 씨도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이 사건에서 에피스의 주요 의사결정이 삼바가 아닌 삼바와 바이오젠의 공동 운영위원회였다고 한다"며 "공동위가 실질적 의사기구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냐"고 질의했다.

민 씨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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