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의 경고, “세계 ‘초인플레’로 가고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잘 알려진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세계 경제가 ‘초인플레이션’으로 치닫고 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엘리엇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세계 경제가 ‘극도로 도전적인’ 상황에 처했다면서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얻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행동주의 펀드로 잘 알려진 엘리엇은 한국에서도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반대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공격하면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 1977년 설립돼 약 560억달러(약 79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엘리엇은 저금리 시대가 끝나가며 조성된 일련의 정책 환경들이 “2차 세계대전 직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파장을 금융시장에 불러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1970년대 약세장과 유가 충격, 1987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봤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엘리엇은 최근의 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정책을 꼽았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의 원인을 수년간 진행된 완화적 통화정책이 아니라 코로나19발 공급망 혼란에서 찾고 있다며 이는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는 비판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는 초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에 있으며 이로 인해 전세계적인 공동체 붕괴와 내란 혹은 국제적 분쟁이 초래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아울러 엘리엇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더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S&P지수는 1월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4%나 빠진 상태다. 하지만 현존하는 위험을 고려할 때 시장이 충분히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 엘리엇의 판단이다. “무섭고 심각하게 부정적인 가능성”이 너무 많아서 “모든 거품의 심각한 역풍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모든 종목에서 펼쳐졌던 랠리는 이제 역전될 것”이라며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은 정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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