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전 2.7분당 1건 신고…이태원파출소 '밀집관리' 신경 쓸 틈 없었다
"휴대폰 찾아주고 취객 깨우고"…인력 운영 오판 정황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이태원 참사 발생 직전 4시간 동안 이태원파출소에 접수된 민원 신고가 93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원역 일대에서만 약 2.7분에 한 번씩 신고 전화가 빗발친 셈이다. 이 가운데 참사와 직접 관련 있는 신고는 11건이었다.
나머지 신고 가운데 50여건은 불법주정차나 교통사고로 인한 교통 통제 요청이었다. 당일 이태원에는 130명 넘은 경찰 인력이 배치됐지만, 상당수가 교통이나 현장 통제와는 무관한 업무를 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 인력 배치 방식에도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참사 직전 4시간 신고 93건중 교통통제 요청 50건 넘어
4일 경찰청이 공개한 '이태원사고 112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부터 참사가 발생한 오후 10시15분 사이 이태원파출소가 접수한 112신고 건수는 모두 93건이다.
오후 6시10분.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서 우측으로 100m 떨어진 길가에서 차량 통행이 어렵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차들이 길에 주차해서 난리"라며 "운전자가 없는 상태"라는 신고를 접수한 뒤 용산구청에 상황을 통보했다.
오후 6시12분에는 사고 지점에서 남측으로 약 250m 떨어진 거리에서 "불법주정차로 30분째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오후 6시19분에는 참사가 발생한 와이키키 주점 앞 삼거리에서 "불법 노점상 때문에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경찰은 각 사건을 용산구청에 통보했다. 종결 내용에는 "(용산구청이) 오후 7시부터 단속한다고 해서 해당 신고자에게 알려준 뒤 이동 조치시켰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이 사고 직전 접수한 신고 내용 중에는 교통 통제를 요청하는 전화가 가장 많았다. 오후 8시25분 이태원역 4번 출구 일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포함해 불법주정차, 교통 체증으로 경찰에 통제를 요청한 전화는 50건이 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참사 발생 2분 전까지 이태원역에서부터 서남쪽으로 약 400m 떨어진 용산구청에서도 "지하 주차장에서 1시간째 1미터(m)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유사한 신고가 빗발쳤을 정도로 일대 도로 마비 상태는 심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태원 출동 경찰 137명 중 교통과 6명뿐…인력 배치 실패
용산경찰서는 당일 이태원에 경찰 병력 총 137명을 배치했다. 교통기동대 20명, 교통과 6명, 생활안전과 9명, 112상황실 4명, 외사과 2명, 형사과 50명, 여성청소년과 4명, 이태원파출소 32명, 관광경찰대 10명이 각 민원 신고에 대응했다.
그러나 이태원 일대 곳곳에서 취객, 무전취식, 휴대전화 분실, 성추행 신고 전화가 빗발치면서 경찰이 신고를 순차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력 중 약 40%는 마약, 절도, 폭행과 같은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이었다.
참사 5분 전인 오후 10시10분. 경찰은 이태원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다 연기가 발생했다는 소방공동대응 요청을 접수하고 안전조치를 하기도 했다.
출동 현황에는 오후 10시8분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여성을 깨워 귀가 조처했다는 대응 내용도 담겨 있다. 사고 약 한 시간 전인 오후 9시1분에는 "녹사평역 지하철에서 성추행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관련 부서에 인계했다"는 내용도 기록돼 있다.
참사가 가까워질수록 '압사 사고'를 언급하는 신고 전화는 계속됐다.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11번의 경찰 신고 녹취록에는 '압사'라는 단어가 총 13번 언급된다. 이 가운데 신고자가 압사를 언급한 횟수는 9번에 달했다.
11번의 사고 관련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횟수는 4번이다. 11건 가운데 6건은 현장에 경찰이 이미 출동했다는 이유로 전화상담 후 종결, 1건은 불명확으로 처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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