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물이 아닙니다···깊고 깊은 바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비한 친구들입니다[이미지로 여는 책]
심해
클레르 누비앙 지음·김옥진 옮김 | 궁리 | 256쪽 | 4만3000원
바다 평균 수심은 3800m로 지구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의 99%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암흑에 잠긴 심해는 바다의 85%에 해당한다. 여기에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구에 살고 있다고 추정되는 생물 종수가 140만종인데, 미발견 심해 생물 종수는 1000만~3000만 종으로 파악된다.
<심해>는 기이한 심해생물 200여장의 사진을 담은 책이다. 어떤 생물들은 너무나 신기하게 생겨서 지구 생물이라기보다는 SF 영화 속 외계 생물이나 악몽 속의 괴물 같다. 이 기묘한 이미지에 매혹된 사람이 한 둘 아니다.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심해용 잠수정을 직접 타고 수심 11㎞의 마리아나 해구를 탐험했다. 봉준호 감독은 <심해>를 언급하며 심해 생물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심해는 춥고 어둡고 강력한 압력에 짓눌린다. 수심 150m로만 내려가도 태양 광선의 99%가 물에 흡수된다. 1000m 아래는 완전한 어둠이다. 그곳에서 상상하기 힘든 모양의 생물들이 얽히고 설킨 생태계를 이룬다. 부채지느러미바다악마는 무수히 많은 감각섬유를 통해 물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큰귀문어는 <포켓몬>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 귀엽고 신기하게 생겼다.
21세기의 생물 관련 서적을 홀린 듯 들여보다 보면 매번 섬뜩한 자각이 들곤 한다.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로 이 모든 아름답고 신기한 생물들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본 적도 없는 심해 역시 신음하고 있다. 저인망 작업으로 해저 서식지가 파괴되는 중이며, 고래 남획으로 해저 생물의 먹이가 줄어든다. 저자 클레르 누비앙은 2006년 <심해> 출간 후 전세계에서 관련 전시를 기획했고, 바다와 해양생물 보호를 위한 운동도 펼쳤다. 그 공로로 환경운동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있는 상인 골드만 환경상의 2018년 수상자가 됐다. 2010년 한국에서 출간된 <심해>는 한동안 절판됐다가 이번에 다시 나왔다. 책 가격도 6만5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내렸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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