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도 이태원 희생자 분향소… 한참 울다간 부부… 희생자의 친구도 와서 추모
“마음에 슬픈 뉴스를 들었을 때 아파졌어요. 사고 당한 분들이 다들 10대, 20대 잖아요. 저도 아들이 있어요. 부모 같은 마음이 있어요.”
일본인 혼다 도모미 씨는 3일 일본 도쿄에 재일본한국인연합회가 마련한 ‘이태원 희생자 도쿄 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했다. 한식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도 체류한 적이 있다는 혼다 씨는 한국말로 또박또박 슬픔을 전했다. 올해로 창립 20년인 재일본한국인연합회는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신주쿠 구청에 전화를 했다. 일본 도쿄의 한국 문화 중심지인 신오쿠보(新大久保)의 거리에 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절차에만 5일 이상 걸린다는 이야기에 한인회 사무실에 분향소를 차렸다.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는 이번 이태원 압사의 일본인 희생자 친구가 일부러 분향소를 찾아왔다”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는데 뉴스에서 소식을 듣고 황당한 마음에 인터넷으로 분향소를 찾아서 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2일에는 부부가 분향소를 찾아,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하느냐”며 한참을 울다가기도 했다. 일본에서 노무라에 근무하는 한국인도 분향소를 찾아, 일부러 명함을 놓고 갔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연락이 잘되는 친구가 있는데 사고 직후부터 연락이 끊겨 걱정이라는 것이다.
한인회의 회장·부회장단도 3일 오후에 10여 명이 모여 합동으로 추모했다. 일본 NHK가 취재와, 추모 영상을 찍어가기도 했다. 재일본한인회 중앙회 구철 회장은 “우리 젊은 청년들이 꽃다운 나이에 이렇게 갔다니, 가슴이 시리다”며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일본에 분향소를 차린 이유는 먼데서나마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분들도 함께 아픔을 나누는 자리가 될 수 있을까 해서다”라고 말했다. 한인회의 홍성협 부회장은 “일본에서 성수대교 붕괴 사고도, 삼풍백화점 사고도, 그리고 세월호 사고도 모두 듣고 가슴아팠는데, 왜 그런지 이번이 제일 아프고, 일부러 이태원 소식을 안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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