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의 진정성 보여준 박은빈 이찬원[스타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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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함께 나누고 남겨진 이를 위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피해자와 같은 표정을 짓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로 대중문화계도 비통함에 빠진 가운데 배우 박은빈이 진정성 있는 애도로 주목받고 있다.
취재진도 이날만큼은 질문을 삼갔지만, 박은빈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분위기는 어색하고 무거웠다고 한다.
하지만 밑창을 볼 때 첫 착장한 신발이고 얼마든지 올블랙 구두를 신을 수 있었을 텐데 굳이 범고래를 택한 것을 보면 신발까지 애도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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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슬픔을 함께 나누고 남겨진 이를 위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피해자와 같은 표정을 짓는 것이다. 함께 울고 통곡한다고 해서 망자가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유족들은 상대의 진심어린 미러링을 통해 위로받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된다.
이태원 참사로 대중문화계도 비통함에 빠진 가운데 배우 박은빈이 진정성 있는 애도로 주목받고 있다. 11월 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팬 미팅을 위해 하루 전 출국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는 애도의 정석이라 해도 손색없었다.
박은빈은 이날 모 연예인과 달리 취재진을 따돌리거나 출국 모습을 비공개로 전환하지 않았다. ‘팬 미팅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기우도 있었지만, 해외 팬들과 한 약속인데다 티켓도 완판된 상황이라 무조건 가야 했다. 이를 번복하는 건 오히려 결례이며 채무 불이행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인데 박은빈과 소속사는 ‘카메라 노출은 최대한 짧게, 그러나 애도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하자’로 잡은 것 같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박은빈은 검은 의상을 입은 채 밴에서 하차했고 팬과 취재진에 가볍게 목례했다. 이후 마스크를 내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대한항공 출국 수속 카운터로 향했다. 평소 팬들과 사진 기자를 위해 손 하트를 하며 포즈를 취해주던 것과 180도 다른 행보였다.
취재진도 이날만큼은 질문을 삼갔지만, 박은빈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분위기는 어색하고 무거웠다고 한다. 현장 기자에 따르면 공항 이용객 중 한 명이 박은빈이 착용한 나이키 신발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올해 MZ 세대들에게 유행한 범고래라 불리는 운동화였는데 이번 사고에서 가장 많이 희생된 20대들을 기리기 위한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이었다.
박은빈과 의상팀이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밑창을 볼 때 첫 착장한 신발이고 얼마든지 올블랙 구두를 신을 수 있었을 텐데 굳이 범고래를 택한 것을 보면 신발까지 애도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앞서 가수 이찬원도 평소 인품을 알 수 있는 올바른 애도 행보를 보여 귀감이 됐다. 사고 다음 날인 10월 30일 밤 전남 화순에서 열린 축제 행사장에 가 노래를 부르지 않은 것이다. 적당히 위약금을 물고 불참해도 됐지만, 왕복 8시간을 할애해 무대에 오르며 자신을 기다리던 팬들과 약속을 지켰다.
사전에 주최 측과도 노래를 부르지 않는 대신 그 시간만큼 얼굴을 보여주고 청중들에게 직접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얘기가 끝난 상황이었다. 그러나 속사정을 알지 못한 한 남성이 무대 뒤로 와 이찬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매니저와 몸싸움하는 일촉즉발 사건이 벌어졌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이찬원의 표정이 뒤늦게 유튜브를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애도를 표하는 방식이 추앙받는 건 그들이 그동안 보여준 선한 언행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괏값이다. 집순이, 방순이로 불리는 박은빈은 드라마 찍을 땐 결막염에 걸릴까 봐 수영장도 안 갈 만큼 평소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해온 배우다. 지난 2019년 4월 엄마와 진해 벚꽃축제에 놀러가 SNS 라이브 방송할 때도 최대한 인파가 적은 곳을 찾아다니며 팬들과 소통한 그다. 이찬원 역시 콘서트나 행사장에서 사고 가능성을 우려해 늘 청중에게 경각심을 주는 가수로 유명하다. 연예계에서 보기 드문 이타주의자들이다.
(사진=박은빈 이찬원)
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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