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하루 20만명’ 확진자 발생?···엇갈린 전망 내놓은 정부

민서영 기자 2022. 11. 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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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이태원 사고 및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으로 하루 확진자가 최대 20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20만명은 지난 여름 대유행 때 발생한 확진자 규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방역당국이 올겨울 유행 규모가 지난 재유행 때보단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내용과는 엇갈리는 예측이기도 하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이태원 사고와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겨울철에는 변이 바이러스 유입 상황 등으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루 최대 20만명까지 확진자 발생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 총리가 내놓은 ‘하루 20만명’ 확진자 전망치는 올겨울 7차 유행을 앞두고 나온 예측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수리모델링 예측 보고서를 보면, 다수의 연구팀들은 이달 중순 신규 확진자 수가 5~6만명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연구팀도 하루 확진자 12만명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한 총리 발언과 달리 방역당국은 줄곧 겨울철 유행 규모가 지난 여름 재유행보단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해왔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질병청과 다수 민간 연구진은 겨울철 유행이 여름철 유행 수준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더 적은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 유행을 두고 정부 내부에서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한 총리의 ‘20만명’ 발언의 근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반장은 “여름철 유행 당시 유행 예측치는 28만명 정도였는데 실제로는 18만명 정도 발생했다”며 “지금은 예상치가 20만명 정도라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질병청은 이 예상치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것이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최근 유행 상황이 지속될 경우를 가정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전망과 별개로 질병청에선 새로운 변이 출현, 동절기 접종 등 여러가지 상황 변화 시나리오에 기반해 겨울철 유행이 어느 수준까지 발생할지에 대한 전망을 전문가들과 협업해 분석해 왔다”며 “여러가지 예측 중 보수적인 예측을 보면 하루 최대 20만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트윈데믹에도 빨간불···독감 의심환자, 절기 유행 기준 2배 육박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3449명으로 1주 전(10월28일·3만5924명)보다 7525명 많아졌다. 재원 중 위중증 환자는 304명, 신규 사망자는 35명 발생했다.

독감(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도 한창인 탓에 트윈데믹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청의 44주차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10월23~29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사(의심)환자는 9.3명으로 직전주(7.6명)보다 22.4%(1.7명) 증가했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의 2배에 육박한다.

특히 증가율은 13~18세 청소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13~18세의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직전주 14.3명에서 30.2%나 급증한 19.9명을 기록했다. 절기 유행 기준의 4.1배에 달한다.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인 ‘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 유행은 직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정부는 코로나19 등 호흡기바이러스의 겨울철 유행에 대비해 동절기 추가접종, 먹는 치료제 적극 투약, 변이 감시 등을 이어가는 한편 방역·의료대응체계도 다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1만25개 원스톱진료기관 중 33.5%가 정부 지침대로 시·공간 구분 없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고, 83.8%는 일반격리병상 현황을 안내하는 등 입원 연계를 원활하게 수행 중이다. 코로나19 지정병상 6042병상 중 가동률은 29.8%로 안정적이다. 지정병상 이외의 1만2000여개의 일반격리병상도 준비돼 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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