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장전 완료, 다시 날아오를 때”… 유상증자·노선증편으로 반등 준비하는 LCC

정재훤 기자 2022. 11. 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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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항공산업 침체로 자본잠식 위기에 빠졌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 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해 운영을 정상화하고, 동시에 항공 수요 회복 추세에 발맞춰 새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운항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도입을 위해 추진했던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주당 7980원으로 최총 확정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발행될 신주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의 54.73%인 2723만4043주로,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2173억원을 조달하게 됐다.

제주항공은 확보한 자금으로 차세대 기종 보잉 737-8과 엔진 등 기자재를 구매할 계획이다. 신규 기종을 도입해 운항비용을 줄여 비행 요금을 낮춤으로써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B737-8은 현재 운용 중인 B737-800에 비해 운항 거리가 1000km 이상 길어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신규노선 개발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또 동급 항공기 대비 연료비를 15%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좌석당 운항비용도 12% 줄일 수 있다.

제주항공 항공기./제주항공 제공

진에어도 지난달 31일 자본확충을 위해 620억원(1차 470억원, 2차 15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진에어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3분기 적자와 부채 상환에 따른 자본금 축소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에어부산 역시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1339억원을 확보하며 연말 자본잠식 부담을 일부 줄였다. 에어부산은 확보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 비용 상환, 항공기 정비료와 연료비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유상증자로 자금을 1210억원을 마련하며 자본잠식 우려에서 일부 벗어났다.

최근 항공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은 총 250만8357명으로 지난 9월(192만3452명) 대비 30.4% 급등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 2019년 10월(732만4323명)의 34% 수준이지만, 지난달부터 일본 무비자 입국이 재개됨과 동시에 일본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

항공산업 규모는 내년 초 코로나19 이전 대비 최대 60%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국내외 항공사들이 신청한 2022년 동계기간(2022년 10월 30일~2023년 3월 25일) 국제선 정기편 항공운항 일정표를 인가했다. 총 74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162개 노선에서 주 2711회의 국제선 운항을 인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동계 대비 58% 수준이다.

국토부는 동계 중 수요 회복 추이를 고려해 추가 증편도 추진할 계획인데, 이 경우 운항 회복률이 최대 60%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토부가 올해 4월 발표했던 국제선 운항 규모를 연말까지 50%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일본 오사카와 대만 쑹산행 노선이 안내되고 있다. /뉴스1

LCC들 역시 국제선 운항 재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8일부터 부산~세부, 11일부터 부산~치앙마이 노선 운항을 주 7회로 재개한다. 진에어는 오는 12월 1일부터 인천~나트랑(베트남)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비엔티안(라오스)·치앙마이(태국)·오키나와·삿포로 등 총 6개 노선의 운항도 재개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16일부터 김포~타이베이(송산)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24일부터 제주~타이베이(타오위안)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내년 1월 11일부터는 주 4일 일정으로 청주~다낭(베트남) 정기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기존 대형항공사(FSC)들의 전유물이었던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며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LCC들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23일부터 LCC 최초로 인천~시드니 노선에 신규 취항할 예정인데, 이는 기존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던 노선이다. 지난해 첫 비행기를 띄운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도 지난달 31일부터 주 5회로 인천~로스앤젤레스(LA) 장거리 노선에 취항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은 여객 수요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 주요 LCC들은 4분기부터 일본 노선 회복세를 올라타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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