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어려움 그대로 투영되는 국민주 카카오 [아이티라떼]

이재철 2022. 11. 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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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티라떼 ◆

핵심사업, ‘실핏줄’처럼 서민경제와 연동

광고, 선물하기 등 경기선행·동행지표 해당

‘톡비즈’ 사업 성장속도, 3분기에 더 둔화

지난 4일 카카오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시장 기대를 하회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 아쉬워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큽니다. 많은 언론이 이를 ‘어닝쇼크(급격한 실적부진)’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의 사업 구조를 보면 이는 충분히 예견된 결과로 보입니다. ‘국민톡’이라는 표현처럼 카카오톡을 필두로 주력 사업이 마치 인체의 실핏줄처럼 대한민국 서민경제에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정부가 경제 진단을 할 때 분석하는 여러 지표 중에 경기동행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나라 경기가 대내외 여건에 따라 현재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표적 통계가 ‘소매판매액 지수’입니다.

소비자들이 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얼마나 많이 쇼핑을 했는지를 추적해 현 경기를 진단하는 것이지요.

카카오 주요 사업은 이런 경기동행지표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톡 서비스에 맞물린 ‘톡비즈’ 매출입니다.

일례로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자 기업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는 광고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3분기 톡비즈 매출의 중요 항목인 ‘광고형’ 매출이 전분기 대비 4% 감소했습니다.

이용자들의 지갑이 직접 열리는 ‘선물하기’ 등 톡비즈 사업 내 ‘거래형’ 매출의 경우 그나마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분석하면 이마저도 장기 증가 추세로 봤을 때 예전의 화려했던 ‘성장 속도’에 부응하지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시죠. 광고형과 거래형이 포함된 카카오의 톡비즈 전체 매출은 2019년 4분기 이후 2020년 3분기까지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70%가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작년 2021년 3분기부터 톡비즈 매출 성장세가 30%대로 뚝 떨어지더니 올해 2분기에는 그 절반인 16%까지 낮아졌습니다.

심지어 3분기 톡비즈 매출 증가율은 거래형 매출 부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15%에 그쳐 2분기(16%)보다 내려앉았습니다.

카카오는 톡비즈 내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거래형 실적을 선방으로 평가했지만, 톡비즈 매출 전체의 하향 추세를 되돌릴만큼 유의미한 실적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향후 ‘선물하기’를 일상의 다양한 이벤트로 확장해 매출 확대를 꾀할 계획입니다. 핵심 서비스를 실핏줄처럼 더 많이, 다양하게 소비자와 연결시킨다는 전략입니다.

한편 정부가 현 경기를 진단하는 공식 통계인 ‘소매판매액 지수’ 역시 침체된 가계 현실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지난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8월에 잠깐 반등한 뒤 9월에 다시 1.8%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당시 언론은 8월의 일시적 반등 효과에 주목하며 소비가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고 기대했지만 이역시 ‘착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추석 연휴가 9월 하순인 것과 달리 올해에는 추석 연휴가 이례적으로 9월 초순(9~12일)에 일찍 찾아왔습니다.

작년과 동일하게 9월에 추석이 들었지만 올해의 경우 초순에 빨리 시작하면서 사전 선물 예약 등 구매 활동이 8월 지표에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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