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쏘렌토, 넌 위아래 없냐”…그랜저, ‘태클’에 분노 [세상만車]
올들어 쏘렌토와 1위 각축전
신형 그랜저, 계약부터 ‘성공’
더 커지고 안락한 ‘플래그십’
기아 쏘렌토를 쳐다보는 현대차 그랜저의 속마음이 이러지 않을까.
6년 연속 ‘국민차’ 대기록 수립을 눈앞에 두고 마음이 급한데, 태클에 넘어졌다. 적도 아니고 형제 브랜드인 쏘렌토의 방해 공작이다.
반대로 그랜저에 밀린 K8을 대신해 복수에 나선 쏘렌토는 예의를 지키며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다. 기아 최초로 ‘국민차’ 타이틀을 차지하겠다는 야심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올 1~10월 차종별 판매현황에 따르면 그랜저는 5만5265대 판매됐다.
쏘렌토는 같은 기간 5만5710대 팔리면서 1위에 오른 동시에 그랜저를 2위로 밀어냈다.
6세대가 본격 판매된 2017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한 그랜저에는 적수가 없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그랜저가 8만9084대, 쏘렌토가 6만9934대다. 쏘렌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위 자리에 만족했다.
그랜저는 올해 초 10위까지 떨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가 일으킨 출고대란에다 아산공장이 전기차 아이오닉6 생산설비 공사에 들어가면서 1월 한달 동안 생산까지 일시 중단된 타격이 컸다.
생산이 다시 정상화되면서 지난 3월에는 1위 자리를 되찾았다. 4월엔 3위로 내려갔다가 5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1위 자리를 가져왔다.
8월엔 다시 쏘렌토에 1071대 차이로 지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9월에도 796대 차이로 졌다.
다만 3분기(1~9월)까지 누적 판매대수에서는 5~7월 호실적에 힘입어 쏘렌토를 21대 차이로 이겼다.
쏘렌토는 3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면서 결국 대기록 수립을 앞둔 그랜저의 발목을 잡았다. 10월까지 445대 차이로 앞섰다.
형제 차종이자 경쟁 차종인 기아 K8을 1만대 넘는 차이로 여유있게 앞서가던 그랜저는 앞으로 남은 두달 동안 비상이 걸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10월에 쏘렌토와 아반떼 밀려 3위에 그쳤지만 전월보다 판매대수가 7.1%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쏘렌토는 0.2% 감소했다.
신형 그랜저도 이미 계약에서 ‘성공 신화’를 썼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부품 공급 문제, 전기차 생산라인 구축 등으로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 대기기간은 각각 5개월과 10개월 이상이다.
올해 안에 출고가 어렵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부터 대기 소비자가 원하면 순번을 유지한 채 신형 그랜저로 계약을 전환해주고 있다.
출시 전부터 지난해 그랜저 판매대수(8만9084대)를 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현대차는 계약자가 예상치를 뛰어넘자 지난달 27일부터 신규 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
계약부터 성공한 신형 그랜저는 위엄, 권위, 웅장 등의 뜻을 지닌 차명 ‘Grandeur’에 걸맞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거듭난다. ‘성공 이미지’를 더 굳건히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1세대 그랜저는 서울올림픽 공식 스폰서였던 현대차가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그랜저다.
신형 그랜저는 각 그랜저의 유전자(DNA)를 반영했다. 전체 디자인은 복고를 새롭게 해석한 ‘뉴트로(New+Retro)’와 ‘품격’에 초점을 맞췄다.
차체는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보다 더 커진다. 전장은 5m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저보다 더 큰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제네시스 G80(4995mm)보다 길어지는 셈이다.
신형 그랜저는 ‘각 그랜저’를 계승했지만 ‘각’을 세우지는 않았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통해 우아한 품격에 초점을 맞췄다.
각 그랜저에서 가져온 오페라 글래스(2열 창문 뒤 쪽창)는 더 넓게 다듬어져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각 그랜저의 ‘원 스포크’ 스티어링휠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 감각의 ‘디(D)컷 3 스포크’ 스티어링휠을 채택했다. 각 그랜저처럼 세로 스포크가 두텁다.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가 전자식 변속 버튼(SWB)을 적용한 것과 달리 스티어링 휠 뒤쪽에 부착하는 칼럼 시프트를 채택됐다.
칼럼 시프트는 센터콘솔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벤츠가 선호한다. 5m가 넘는 길이와 길어진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공간도 플래그십 세단에 손색없이 넉넉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차’이자 폼나는 ‘아빠차’ 성향을 강화했다.
신형 그랜저는 2.5ℓ GDI 가솔린 엔진, 3.5ℓ GDI 가솔린 엔진,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ℓ LPi 엔진 4개 모델로 판매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00원을 팔면 46원 남겨…이 한국기업 대단하네 - 매일경제
- “10살 애한테 쩔쩔, 김일성도 그러진 않았다”…김정은 딸 우상화 불만 - 매일경제
- “주방뷰도 다 팔렸다”…인기 없다던 둔촌주공서 무슨 일이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올해만 대체 얼마를 번거야”....테슬라 24만주 더 산 소로스 - 매일경제
- 실종 이채희양 충북 충주서 무사 발견…약취 유인 용의자 체포 - 매일경제
- “풍선 쏘랬더니”…5억원 미사일 허공에 날린 美 탑건 ‘망신살’ - 매일경제
- “이게 나라냐”는 이재명, 범죄 필벌해야 나라다 [핫이슈] - 매일경제
- “오키나와 무인도 1억에 샀다”…중국인 자랑에 日 발칵, 中 환호 - 매일경제
- “나만 그래?”...화장실 다녀올때마다 찝찝했는데 이런 이유였다니 - 매일경제
- 영국 전문가 “손흥민, 바이에른·PSG 이적 가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