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건보법상 동성부부와 이성부부가 무엇이 다른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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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부부의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 피부양자 자격 인정 여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 쟁점을 '평등의 원칙'으로 잡았다.
동성부부의 사실혼을 인정하느냐가 아니라 건강보험법상 평등의 원칙 적용 여부가 핵심이라고 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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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선 "동성부부, 사실혼관계 아냐"…건보 피부양자자격 취소 인정
(서울=뉴스1) 김근욱 이준성 기자 = 동성부부의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 피부양자 자격 인정 여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 쟁점을 '평등의 원칙'으로 잡았다.
동성부부의 사실혼을 인정하느냐가 아니라 건강보험법상 평등의 원칙 적용 여부가 핵심이라고 짚은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이승한 심준보 김종호)는 4일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건보공단 측에 동성 부부와 사실혼은 법률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재판부는 "사실상 배우자라는 용어는 법률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공단은 이들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는 법령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며 공단이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단의 재량 행위가 개입됐다면 행정법상 평등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사실상 배우자랑 동성 커플이 국민건강보험법의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씨 소송대리인도 1심 재판부가 '평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소씨 측은 "1심 재판부는 동성 부부와 이성 부부는 본질적으로 달라 차별 취급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는데 어떤 점이 본질적으로 다른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양자 제도는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소씨는 배우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서약 후 가족이 된 관계라 사실혼 배우자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동성 부부를 사실혼으로 인정하느냐가 이번 소송의 핵심이 아니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동성부부와 사실혼은 법률 내에서 평등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관련된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건보공단 측에 요청했다.
결혼 6년차인 동성부부 김용민씨와 소성욱씨는 2020년 2월 동성부부도 사실혼 배우자로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에 해당하는지를 건보공단에 문의했다. 공단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고, 이에 소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중 시행규칙이 정한 부양요건에 부합해야만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배우자의 경우 부양이 인정되면 피보험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이 동성커플을 부부로 인정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나가자, 같은해 10월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무효화했고 보험료를 새로 부과했다.
이에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피부양자 지위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까지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며 "그러나 동성부부는 실질적 혼인관계에 있음에도 동성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며 건보공단을 상대로 피부양자 자격 무효화에 따른 보험료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동성 부부를 법적인 사실혼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리 법이 말하는 사실혼이 남녀결합을 근본요소로 하기 때문에 동성결합으로 확장 해석할 근거가 없다"며 "동성결합과 남녀결합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으며 이성과 동성의 결합을 달리 취급하는 것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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