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걸어 잠근 저축은행들…10조 원 넘은 ‘PF’ 뇌관 되나?
[앵커]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 큰 폭으로 올리면서 우리도 따라서 올려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부동산 사업에 돈 많이 빌려준 금융기관 특히, 저축은행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자금경색 현상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단 뜻인데,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저축은행 지점에 신용대출 상담을 받으려 갔더니 직원이 입구에서 막아섭니다.
[A 저축은행 직원/음성변조 : "개인 대출 같은 경우는 일단은 다 (콜)센터 쪽으로 연결해드려요."]
다른 곳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B 저축은행 직원/음성변조 : "지점에서는 신용대출을 지금 취급하고 있지 않아요. 본사 번호를 하나 적어드릴게요. 그 쪽으로 유선상담 하시면 되고."]
그런데, 예금 문의엔 적극적입니다.
[C 저축은행 직원/음성변조 : "1년 뒤에 해지하셔도 5.3(%) 이율로 쳐서 드리고 있어요. 미리 (가입서) 작성해 주시겠어요."]
최근 여러 저축은행이 대출은 줄이고 예적금 금리는 올려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사업 공동 대출과 관련이 깊다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사업 공동대출 규모는 4년 새 2배 넘게 늘면서 11조 원에 육박하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해당 대출이 부실해질 거라는 우려가 커지자 사전 대응에 나섰다는 겁니다.
특히 경기를 많이 타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 대출액의 85% 가량이 몰려 있어 아파트 사업장 대출보다 위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지방, 중소건설사 대출 비중도 높습니다.
그나마 석 달 이상 연체된 비율이 1.8%에 머물고 있다고는 하지만 금리가 더 오르고, 또 높아진 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어 안심할 수 없습니다.
[안태영/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 :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주요 사업 대상이 지방 사업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분양 리스크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위험들이 현실화될 경우 부동산 사업 대출 연체율이 10% 중반 대까지 치솟을 수 있고, 이는 자금 시장을 더 얼어붙게 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고석훈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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